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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왕'이 될 상(相) 인가?

마음의 무늬가 '관상'이다. 나의 관상은?

by 마르쉘


인터넷 댓글 같은 데서 종종 보이는 '관상은 과학이다'라는 말에 문득 생각이 멈춘다.


많은 사람이 그저 가볍게 던지는 말이지만, 그 안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는 살면서 기쁨, 슬픔, 분노 같은 감정을 표정으로 드러내는데,

이런 표정들이 습관이 되어 얼굴에 흔적을 남기기 마련이다.


자주 웃는 사람의 얼굴에는 밝은 에너지가 감돌고,

늘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의 얼굴에는 어두운 기운이 서려 있는 것처럼 결국, 관상이라는 건...

우리의 마음가짐과 살아온 방식이 얼굴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인 셈이다.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이 관상가인 내경(송강호)에게 이렇게 묻는 장면이 기억난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


내경(송강호)은 죽음의 두려움에 '왕이 될 상을 가졌다'라고 말을 한다.

결과적으로 수양대군이 김종서 등 반대세력을 제거하고 왕이 되기는 한다.


김종서가 평소에 수양대군을 그토록 경계한 이유는 단 하나, 그의 '관상'에

임금을 제거하고 왕좌에 오를 검은 마음과 야욕이 비쳐 보였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 '송광호'가 '관상'을 잘 보는 '유일무이' 한 사람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김종서마저도 수양대군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의 잔혹한 내면을 이미 꿰뚫어 보았다는 사실은

'관상'이라는 것은 아마도, 단순히 얼굴 생김새를 넘어서서 얼굴에 무언가를 표출하고 있다는 것을

전문 관상가가 아닌 보통의 사람들도 느낌으로 어느 정도 알 수 있다는 것 아닐까?


위에서 말했듯이 흔히들 말하길 '관상은 과학'이라고 한다.

이런 말이 왜 생겨났는지 신빙성은 있는 것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참 신기하게도 언론이라 매체를 통한 '갑'질이나 '인면수심', '진상' 고객...

그리고 직장상사의 권위를 이용한 몰상식한 '욕설'이나, '폭행'을 하는 인간 부류 등을 보면

대부분 얼굴에서부터...

"인상이 그럽게 생겼다... 악하게 생겼다... 나쁜 인상이다... 사기꾼 같이 생겼다... 야비하게 생겼다..." 하고

이미 그 사람의 성향이나 성격을 판단하고는 한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대부분 그런 짐작이 대부분 비슷하게 맞는다.


그리고!!

단순한 편견일 수 있지만, 놀랍게도 그 사람의 관상으로도 '성향'과 '인성'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관상'은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우리가 살아온 삶의 경로와 인성이

얼굴에 녹아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다분히 편견인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신기할 정도로 얼굴 관상만 보고도

그 사람의 인간됨됨이나 성격이나 인성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면 '관상'의 정의는 무엇일까?

관상은 얼굴을 통해 그 사람이 살아온 길을 해석하는 것이다.

얼굴에 새겨진 주름이나 표정은 그 사람의 과거와 성격을 보여준다.




혹시!

관상이 좋지 않은 사람이 성형 수술을 한다면?


어떨까?


외모는 바꿀 수 있지만, 지난 삶을 통해 굳어진 성격과 인성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성형으로 인상을 둥글게 만든다 해도, 마음속에 날카로운 칼날을 품고 있다면 그 마음은 결국

표정과 행동으로 다시 드러나게 되어있다.


좋은 관상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좋은 마음을 가꾸고 인격을 수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완성되는 것이다.

마음을 고치지 않으면 결국 그 마음이 다시 얼굴에 드러나게 된다.


우리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성격과 인성이며,

타인에게 가장 먼저 평가받는 것도 바로 이 두 가지다.


지난 세월 동안 쌓아온 마음의 무늬가 지금 나의 '관상'이다.




나는...

반평생을 살아온 지금,

내 얼굴에는 어떤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지....

어떤 표정을 만들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사람들에게 보이는 나의 관상은...

유하고 강하지 않은 다소 쉬운 사람으로 비추어지고 있나 싶다.

관상이 삶의 기록이라면, 어쩌면 내가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나는 앞으로는 좀 단단하고 강인한 마음가짐을 얼굴에 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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