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다리 요릿집이 성황이다.
동창 중에 한 녀석과 약속을 잡아놓은 터라서 지난주 토요일은 남양주 별내에서
그 녀석과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을 했다.
"언제 함... 보자.. 밥이나 먹자~"
1년도 넘게 무미건조하게 저런 무미건조한 약속만 하다가 하루전날 저녁에 "언제 볼래?"로
말이 바뀌곤 담날 '번개'처럼 만났다.
역시 만날 거면.. 만날 생각이 있는 거면.. 긴말이 필요 없는 게 맞다.
점심은 별내향 '시래기 코다리'
코다리 조림...(침 꿀꺽)... 정말 오랜만이었다.
명태.. 동태.. 생태.. 코다리..
북어.. 노가리.. 먹태... 황태....
그거나... 그거나..
참 이름도 많다
본명 명태!
6-7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가 느끼기에 명태는 가장 흔했고 값쌌고.. 맛있고..
그 시절 생선중에 대한민국 국가대표 생선이 아니었을까 싶다.
노가리는 술안주로, 생태나 동태는 탕으로, 반쯤 말린 코다리는 조림이나 찜을 하고,
말린 북어는 해장국...
얼렸다 말리기를 반복해서 귀한 황태는 구이가 제격...
이제는 귀하신 몸이 되어버린 명태는 사실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알짜배기다.
또 알은 알탕 해 먹고 명란젓도 만드니 명태만큼 실속 있고 가성비 좋은 생선이 없다.
다시 6,70년대 우리 어린 시절.. 찬바람에 개울물이 꽁꽁 얼고 쨍하게 춥던 겨울날,
울 노친네가 부뚜막에 걸터앉아 월동 무를 쓱쓱 칼로저며 넣고 석유곤로불에 끓여낸
뜨끈한 동태찌개로 온 가족의 속을 데우던 시절이 아련하다.
요즘 보면 여기저기에 코다리요릿집이 성황인 것은...
아마도 지난시절에 대한 추억과 향수에서 온 것이 아닐까 싶다.
산해진미로도 채워지지 않는 정서적 허기에 시달리는 요즘을 사는 우리들에게 명태로 만든 구수하고
짭조름한 요리는 마음의 고향일 듯..
그래서 우리는 코다리.. 동태.. 요릿집으로 향하고 있나 보다.
토요일의 '시래기 코다리'는.. 웨이팅을 할 정도로 맛이 정말 끝내 줬었다.
그리고
후식은 투썸플레이스..(코다리 영수증 --> 10% 할인^^;)
투썸 창가에서 내다본 8월 17일의 거리와 하늘 풍경...
청명해 보였을 뿐.. 카페를 나서면서 우리는..
"어으~~ 더워~~" 했다.
나는 지금.. 구수하고 개운하고 칼칼~~ 한 동태찌개가..
또 생각나도 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