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게 하는 빠마
3부를 시작하기 전에 한 말씀드립니다.
2부를 보시고 “멋있네~ 다 가졌네~” 이런 고마운 반응이 있었습니다.
또한 마치 혁명가급으로 대우해 주시는 부끄러운 말씀들도 남겨주셨구요.
다~~~~ 팩트가 아임니더.
단지 제 편하자고 색깔 있는 와이셔츠를 입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금융에도 다양한 기관들이 있죠.
저는 변방의 작은 기관이라 가능했을 변화였을 겁니다.
감안하시고~ 3부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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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참 간사하다.
셔츠를 순결에서 해방시키고 나니 또 다른 게 보인다.
금융의 보수 분위기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축, 헤어스타일.
이건 셔츠 색깔 변신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그러나,
난 더 이상 샌님 같은 이미지로 살고 싶지 않았다.
한 번 더 전사가 되어야 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꼈다.
지금이 아니면 못한다는 절박함을.
그래도 쪼리는 건 어쩔 수 없잖아…
며칠을 고민 끝에
나의 무대포 정신을 믿어보기로 했다.
“모르겠고~ 뭐 될 대로 되뿌라.”
일요일 하루라도 더 마음의 준비를 하고자 토요일 오전,
꿈에도 그리던 빠마를 말아버렸다.
주말 내내
‘괜히 했나?’ 와‘이왕 했는데 우짜라고?’
이 둘을 반복하며 안절부절못하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월요일 아침은 핑크빛으로 밝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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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직원들의 반응은 셔츠 때와는 사뭇 달랐다.
토끼로 변하는 눈, 웃참 실패해 ‘풋’ 터지는 입,
‘안볼란다’ 하고 돌아서는 등, 등, 등…
(역시 중요치 않다. 나는 상사다!!!)
저 멀리 대장님 실루엣이 조금씩 선명해진다.
“안녕하십니까~”
변함없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등장하시는 대장님.
나를 본다.
(나는 못 본다)
대장님 걸음이 멈춘다.
(심장이 쫄깃하다)
“너~~…………….”
(말문을 막아 죄송함다ㅜ)
실제는 3초 정도였을까?
(거짓말 많이 보태서 일생이 스캔되더라)
그리고 대장님, 풀썩 자리에 앉으신다.
(던질만한 건 다 치워놨다)
그렇게 한 번 더 대장님 속을 히떡 디비 놔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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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외부기관 본부장님과 부장님이 오셨다.
넷이 소파에 앉는다.
부장님 : “와~~ 머리스타일 멋지네요~ ㅍㅎㅎㅎ”
(인간아~ 쫌!!!!)
본부장님 : 실실 웃으신다
(더 밉다)
사고 친 나 : “머리카락이 얇아서… 자꾸 눈을 찌를라 해서…”
(말 끝 흐림. 내가봐도 궁색함 )
짜잔~ 대장님 :
“머리로 일하요? 잘 어울리그만.”
(어울리그만??? 그것도 잘???
이것이야말로 최고존엄의 스케일 아니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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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에 영업을 자주 나갔었다.
내 뽀글이 빠마에 부동산 소장님들은 대부분 배를 잡고 꼬구라졌다.
(그렇다고 외간남자 머리칼을 쓰다듬고 땡겨보는 건 아니잖아??)
그렇게 이미지 변신은 완성되었고
영업 실적은 우상향을 그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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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때 알았다.
빠마는 단순한 머리스타일의 변신이 아니었다.
나를 깨운 또 하나의 나였다.
사는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내 세상이 깨어났을 뿐.
늘 착하고 샌님 같은 이미지가 싫었던 나는
빠마를 통해 말려 있던 어깨를 펼 수 있었고,
어딜 가나 당당할 수 있었으며,
그 자신감으로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었다.
지금도 난 뽀글이 빠마(일명 아줌마빠마, 장정구빠마) 스타일로 살아간다.
[독촉이 무서워~ 계속]
마지막 4부는,
밟히면 꿈틀이라도 할 수밖에 없게 된 이야기입니다.
레옹작가님의 엄청난 도움을 받아 한번 만들어 봤습니다.
작사 : 감성반점
작곡 : SUNO AI앱
다시 한번 레옹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https://suno.com/s/r3wpFopT5BAprpG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