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의 '약발'은 그리 오리가지 않았다.
2학기가 되자 선생님은 원래? 대로 우리 아이를 구박하기 시작했고, 다시 아이의 등교거부가 시작됐다.
선생님이 교실청소에 엄마들을 동원하기도 했다는데 워킹맘인 내가 그 청소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이 아이 구박의 또 다른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때 진작에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선생님이 아이를 괴롭히고 자기 멋대로 어린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있는 동안 부모라는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먹고사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얘기하고 싶지만 지금 생각하면 다 핑계였다.
어릴 때 스승복이 없던 나도 빌런 선생은 두서너 분 만난 적이 있었는데, 어차피 학년은 바뀌게 되어있고 시간이 지나면 좋아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도 그럴 줄 알았다.
당시에도 행동력 있는 부모들은 재빨리 선생으로부터 아이들을 격리시기 위해 전학도 마다하지 않았다.
왜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일까...
빌런의 만행을 막던가 피하던가 둘 중 하나는 했어야 했다.
아이의 머리를 묶어주다가 원형탈모가 재발한 것을 확인했을 때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설마.. 또?... 아니겠지?'
하지만 설마는 사실이었고 어릴 때 생겼던 원형탈모랑 같은 자리에, 게다가 훨씬 크기까지 했다.
아이의 원형탈모 재발로 인해 그동안 아슬아슬했던 우리 가족의 모든 평화는 깨졌다.
자고 일어나면 아이의 베개에 붙은 머리카락 개수를 아이 몰래 세면서 가슴을 조리는 나날들이 계속됐다.
모든 신경이 아이 머리에만 집중되어 다른 건 보이지 않았고 내 신경은 극도로 예민해졌다.
원형탈모 부위는 크기가 점점 커지고 개수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나의 불면증과 우울증도 심해졌다.
왜 우리 둘째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쉬운 게 하나도 없을까?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지?
땅으로 꺼져버리고 싶을 만큼 침울한 나날들이었다.
그러나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 다음 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