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병원부터 알아보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종합병원 의사에 대한 트라우마로 다시 같은 경험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니 '천사들의 모임'이라는 소아탈모 엄마들의 밴드가 있었다.
'이런 게 다 있구나.' 아이가 아프지 않았다면 절대 몰랐을 세상이었다.
가입을 하고 엄마들로 부터 각종 정보를 수집했다.
우리 아이 또래들, 그보다 더 어린 아이들도 소아탈모로 신음하고 있었고, 우리 만큼이나 힘들 싸움을 하고 있는 엄마들과 소통하며 그나마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아이들이 치료의 효과를 보고, 심지어는 완치를 했다는 글도 올라와있는 것을 보고 희망을 끈을 붙잡을 수 있었다.
효과를 봤다는 곳 중에서 트라우마가 있는 종합병원을 빼고나니 한의원이 남았다.
몸이 건강해지면 탈모도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던 우리는, 당시에 굉장히 유명했던 소아전문 한의원부터 방문했다.
보약과 침 처방을 받고 원형탈모 부위에 직접 침도 꽂았다.
몇 달간 일주일에 한번씩 머리에 침과 주사치료까지 받으며 아이를 다독였다.
나아질거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와 별개로 두피케어 전문점도 가서 머리에 MTS를 비롯한 온갖 장비들을 동원해 가며 시술이란 시술은 다 받았다.
그러나.. 결론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부위는 점점 늘어났고 크기도 점점 커졌다.
우리는 절망했고 아이머리에 구멍이 커질때마다 우리 마음에도 커다란 구멍이 뚫리는 것 같았다.
탈모 부위는 머리카락이 좀 나는거 같다가 다시 빠지다가. 또 나는거 같다가 또 빠지다가를 반복하며
약을 바짝바짝 올렸다.
그 사이 우리가 다닌 병원 수만 한의원과 피부과를 합쳐 6군데에 이르고 먹은 약과 건강식품만 해도 몇 천만원어치였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그때의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내가 살아오면서 받아본 스트레스 중 최상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고 아이는 어느덧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다.
우리 아이는 워낙 잘 웃는 아이라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하회탈'이라고 불렀었다.
하회탈은 웃음을 잃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