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진학 후 첫 중간고사에서 딸은 멘털이 탈탈 털리는 경험을 했다.
1등급, 못해야 2등급이던 성적은 3등급 이하로 떨어지고 국어는 4등급까지도 나왔다.
지금까지의 방법으로는 한국에서 'In SEOUL 대학'을 가기도 힘들지 모르는 상태였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우리는 일단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학원을 더 늘려보았다.
영어 수학 학원도 조금 비싸지만 유명한 곳으로 옮겨주었다.
1년간 아이도 좀 더 열심히 노력했다... 그러나 성적은 그다지 오르지 않았다.
답보상태로 2년이 흐르면서 아이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고교 2학년 겨울 어느 날 딸이 나에게 놀라운 제안을 해왔다.
"엄마, 나 일본으로 대학 갈까? "
"갑자기 웬 일본?
어릴 때부터 일본에 관심도 있었고,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우고 있긴 했어도 갑작스러운 딸의 제안은 꽤나 당황스러웠다.
'일본유학 설명회'가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며 우리에게 같이 가달라고 했다.
분당에 있는 일본입시학원에서 개최하는 설명회였는데, 도착해 보니 학부모와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1시간 반 정도 되는 설명회와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는데 우리처럼 내신으로 고민하는 엄마들과 학생들의 질문들이 끝없이 이어졌다.
설명회의 내용은, 우리나라 입시제도가 맞지 않는 학생들 중 어느 정도 성적이 되고 기본적으로 성실한 학생들은 일본으로 진학했을 때 국내에서보다 훨씬 좋은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다는 게 포인트다.
한 해에 150명 이상씩 일본의 일류대에 입학을 시키고 있다고 했다.
일본 일류대학의 구조는 대충 아래와 같다.
도쿄대, 교토대, 오사카대, 나고야대, 도호쿠대, 규슈대 등 국립대학이 TOP. 특히 도쿄대학과 사회과학계열 탑인 히토쓰바시대, 이공계열 탑인 도쿄공대를 묶어 한국의 SKY에 해당하는 동경일공이는 최상위권 명문 국립대학학군이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일본 명문사립대학 게이오대학과 와세다 대학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연고대 같은 느낌. 이 두 대학이 매년 개최하는 소케이전도 한국의 '연고전' 같은 것이다.
설명회가 끝나고 개별상담을 통해 아이를 진단해 주셨는데
가지고 간 학교 성적표를 보여드렸더니 바로 일본유학시험 수학 기출문제 몇 개를 풀게 하셨다.
그 결과 우리 아이는 국립대학 중에서 '히토츠바시', 사립에서 '게이오와 와세다'에 충분히 갈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물론 학생 유치를 위해 하시는 말씀이라 100% 바로 신뢰할 수는 없었지만 상담 후 아이는 꽤 고무되었다.
한국 입시제도 안에서 능률이 오르지 않던 딸에게는 이름만 대면 아는 일본의 일류대학을 갈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큰 동기부여가 된 듯했다.
딸은 큰 결단을 내렸고 그 결단은 딸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었다.
일단 학교수업과 학원수업의 병행이 필요했다.
수능을 보지 않는데도 수업일수는 수업일수대로 다 챙겨야 하고, 하교 후 저녁시간에 학원을 다니며 학교 공부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공부를 해야 하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스템이었다.
딸은 그렇게 최종 좌표를 '일본대학'으로 돌림으로써 일생일대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고 있었다.
- 다음 회 계속 (다음 회에서는 일본 유학시험의 시험과목과 구체적인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