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나라_시즌2

EPISODE 01 – Brand New

by 리얼흐름

혼잡해진 청와대 프레스룸에서는

ABS 아나운서의 말보다 영상이 먼저 꺼졌다.

꺼진 영상 속에 유언처럼

“방송을 여기서 마칩니다.”라는 말만

전국의 방송에 울려 퍼졌다.


납치범 은신처에서는

펌킨헤드가 드론이 사라진 걸 확인한 후

몰래 뒷문으로 나가 건물밖에 주차한

산악용 오토바이에 올라탄다.


펌킨헤드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산과 오토바이는 내가 제일이지...”

능숙하게 바이크를 타고 산속으로 사라진다.


펌킨헤드는 미리 파악해 둔 산길을 따라

여유 있게 경찰을 뿌리치며 도망친다..

경찰은 뒤늦게 드론으로 쫓아왔지만

펌킨헤드를 결국 놓쳐버리고 말았다.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비서관

“아이들, 전원 구조됐습니다.

단, 죽은 걸 확인된 3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로 보고됩니다.”


대통령은 침묵하며 본인의 손을 응시한다.

손은 아직 미세하게 떨리지만 손가락 모두 멀쩡하다.


ABS뉴스 및 전국 미디어들

"대통령, 결국 자르지 않아…"

"역시 대한민국 2대 여자대통령"

"남은 아이 전원구조, 사망한 걸로 방송된

아이 3명 여전히 행방불명"

"정치권 무능론 재점화"

"경찰 아이들 사망영상 조작 확실"


경찰청 회의실에서 박반장은

“어찌 됐든 해피엔딩인가? 죽은 사람도 없고…

남은 건 잡기만 하면 되잖아.

주연인 대통령은 역할이 다했고

이제는 우리가 주연이 되겠군”


형사 하나가

"국장님은 주연되시는 거 싫어하실 텐데…”


박반장 코웃음 치며

“하기 싫은 거 한 번은 해야지 뭐.

명분 좋네…

우린 뜯어낼 건 더 뜯어내자고

예산, 지원, 다 뜯어내야지,

쪽팔리기 싫으면… 걔 불러. 걔 뭐더라… 니미?”


형사는 누군가를 불현듯 떠올린다.

“나오미요…”


박반장은 담뱃불을 붙이며

“그래, 샤오미. 아니 나오미.”


인천공항에서 후드를 쓴

한 작은 체구의 아이 같은 여자가 입국한다.


나오미(30대 초반, 아시아계 미국인, 천재 분석가)

로봇 같은 걸음걸이에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


나오미는 한국말의 발음이 조금 이상하다.

“박반장님. 저를 호출하신 건. 매우 현명한. 선택입니다.”


박반장은 포기한 듯

“… 이상하긴 여전하네… 뭐 그래도...

한국말은 많이 늘었네… 어휴, 니미...”


나오미는 스마트폰을 보며

“아니요 나. 오. 미.”


경찰청 영상분석실에서 나오미가 컴퓨터를 만지고 있다.

나오미는 빠른 타자를 치며 AI 같은 목소리로

“납치범 영상들. 분석. 완료. 결과는.

아이들. 생존. 가능성 98퍼센트.

범인들 몽타주는 5일 안에 28% 정도 추출가능”


박반장은 놀라며

“28프로? 절반이 뭐야 반의반?

야 그걸로 어떻게 잡아…

그리고 야 너 한글은 늘었는데…

감정은 죽은 거 아냐? 로봇이냐?”


나오미 모니터를 응시하며

“감정은. 비효율적입니다.

수사엔. 감보다 데이터.


나오미는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본인의 얼굴을 80% 정도 가린다.

"제가 누구죠?"


박반장은 한심하단 듯

“야 샤오미, 너잖아. 눈만 봐도 알겠다야.

너 눈 못생겼잖아.

너 배터리 떨어졌냐?”


나오미는 스마트폰으로 얼굴을 조금 더 가리며

“이게 지금 제 얼굴 20퍼센트 추출입니다.

눈 하나, 코 하나 2개를 추출하면

10퍼센트 정도 되겠죠 그럼 28퍼센트는?”


박반장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그래… 넌 그렇게 가라… 그러려고 부른 거니까…

난 감으로 간다.”


한참 후 경찰청 회의실에서 박반장은

“실종된 애들, 다 전학 온 지 일주일.

출신지도 같고, 나이도 같다고?.”


나오미는 모니터를 응시하며 단호하게

“통계적으로. 우연 확률. 0.1퍼센트 이하.

우연은 불가능.”


박반장 나오미를 기특한 듯 쳐다보며

“오 샤오미~ 그런데 샤오미 데이터 말고

네가 생각하기에는 왜 아이들을 전학까지

시키면서 일을 진행했을까?

사실 그 애들은 있으나 마나 아냐?

아이들은 통제가 마음대로 안될 텐데?”


나오미는 당연하다는 듯

“무기는 많을수록 좋으니까.

인질이 많으면 실보단 득이 많음.

돈도 많으면 많은수록 득이 많음.

나이는 많으면 많을수록 실이 많음.”


박반장은 무언가를 체념한 듯

“그래 너는 득이 많아서 좋겠다.

일단 주변부터 더 조져야겠네.

너는 계속하고 싶은 대로 수사해서

뭔가가 나오면 알려줘 샤오미”


나오미는 스마트폰에 연결되어 있는

샤오미 보조 배터리를 두드리면서

“나이 많으면 기억력도 안 좋아짐. 이게 샤오미”


박반장은 딸기 우유를 건네주며

“그래 샤오… 아니 나오미 거기 제품 중 그것만 좋더라…”


의문의 장소에서 뱀파이어는 스마트폰으로

전송된 의문의 정보를 보고 혼잣말을 한다.

“대통령은 예측 가능했지. 문제는… 저 나오미네...”


스마트폰에 나오미와 박반장이 함께 있는 영상이 재생된다.

“흥미로워졌군.

한 놈은 감, 한 년은 알고리즘…

자, 누가 먼저 내게 닿을까?”


청와대 집무실에서 대통령은 본인의

멀쩡한 손가락을 보다가 창 밖을 바라본다.


켜져 있는 TV에는 거리에 나온 사람들의

촛불과 탄핵 플래카드가 계속 나온다.


비서관은 정중한 목소리로

“결정을 내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대통령은 계속 창밖을 보고 있다.

“내가 잘랐다면?”


비서관 무언가를 잠시 생각하고 말한다.

“잘랐다면 테러에 굴복한 대한민국이라는

프레임이 기다리고 있었을 겁니다.

건국 이래 테러에 굴복한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타이틀도…”


대통령 비서관을 바라보며

“누구일까?

아직 이유나 추측도 짐작되는 것이 없나?”


비서관은 고개를 숙이며

“모든 범죄는 그 행위로 인해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 김영수와 대통령님만

피해를 보셨습니다.

명백히 저희 진영을 노린 공격이 분명한데…

입증하려고 하면 더 불길이 커질 겁니다.

지금은 시간이 지나서 탈 만큼 타길 기다리는 수밖에…”


대통령은 단오한 목소리로

“팀 8을 부르게…”


경찰청에서는 박반장이 딸기우유를 잔뜩 사 왔다.

“넌 이것만 먹지?

배터리 채워라 샤오미.

국장이 급하긴 한가 봐

모든 걸 다 지원해 주겠다는데?

필요한 건 뭐든지 이야기해 다 해준다네,

장비도 사람도 예산도 다 준데…

이제 본격 시작이다 그렇지 샤오미?”


나오미는 여전히 AI 같은 목소리다

“동의합니다. 시즌3. 모드. 개시.”


박반장은 고개를 갸웃하며

“야 너는 시즌2 아니야? 왜 시즌2지?”


나오미는 못 들은 척하며 딸기우유를 먹는다.

급하게 두드리는 키보드 소리가 어색하다.

나오미입국.jpg


keyword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