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는 나를 찾는 시간이다.

책을 읽고 실천했더니 삶이 나에게 작은 선물을 주었다.

by 진심한스푼

도서관에서 버리는 책들이 많길래 우연히 한 권 집어 들었다.

이사 준비하면서 집을 좀 정리하고 싶기도 했고

새로 들어갈 신축 아파트를 예쁘게 꾸미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그냥 가볍게 '정리 관련 책이네?'하고 들고 온 거였다.


근데 이렇게까지 실용적으로

그리고 감성적으로 내 삶의 만족도를 높여줄 거라곤

진짜 생각도 못 했다.

F감성인 나에게 딱 맞는 책이었다.

(마리 콘도의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이 책의 핵심은 '버리기'

말은 쉽지만, 그게 제일 어렵다.

나는 이별을 싫어하고 떠나보내는 일을 유난히 슬퍼하는 사람이라서

10년 된 옷들,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예전 옷 들

비싸게 주고 산 물건들을 버리는 건 늘 마음이 복잡했다.

버린다는 건, 어쩌면 '그 시절의 나'를 보내는 일이니까 마음이 준비가 쉽지 않았다.

'지금'의 나에게는 설레진 않지만 '그때'의 나를 설레고 아름답게 해주었던 것들


이 책을 읽는 초반까지는 이 마음을 놓지 못했는데 계속 읽다보니 마음이 조금씩 움직였다.

'꼭 붙잡고 있어야 사랑이고 가치 있는건 아니구나'

'언젠간 보내줘야 더 따뜻해지는 기억도 있구나'

그래서 결심했다. 이 아쉬운 감정들은 글로 남기고 이제는 보내주자. 다정한 글로 예쁜 글로


이제는 '어떻게 예쁘게 수납할까'보다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들로만 현재의 공간을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집에 아무것도 없이 살겠다는 말이 아니라

딱 내가 만족할 만큼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채우는 것이 진짜 행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릴 때 마다 마음 한 켠이 헛헛했는데. 이젠 안다.

그 감정을 글로 남기고 추억으로 꺼내둘 수 있으면, 잠자는 물건들을 이제 보내줘도 괜찮다는 걸.


너무 기대하지 않았던 책이 실천과 감동을 줬다, 마치 선물처럼

삶은 가끔 아무 기대도 없던 순간에 살짝 웃게 만드는 선물을 건넨다. 그런 주말이였다.


P.S 20대를 함께보낸 꽃무늬 갈색 원피스, 이제 잘 입지 않는 짧은 원피스와 치마들, 낡아버린 검정 반바지, 스티커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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