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다니며 아이들을 관찰하면 성향에 따라 여러 가지 부류로 나눠볼 수 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
문제아로 보이는 아이.
문제아처럼 보이고 싶은 아이,
그리고 나처럼 공붓벌레도 아닌, 문제아도 아닌 중간에 끼인 아이.
등등...
이전에도 밝혔듯이 나는 순종적이 아이였다.
그런 아이들은 보통 모범생이 된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 말고 그냥 말 잘 듣고 규칙대로 하는 모범생.
이런 모범생이 있는가 하면 반항, 저항, ‘비뚤어질 테야’를 외치는 아이들도 있었다.
교칙 싫어, 금지 싫어, 내 맘대로 할 거야! 하는...
돌아보면 극과 극, 정말 다양한 아이들이 모여 있었다.
우리 학교는 신비한 마법학교라도 되는 것일까?
마치 비빔밥처럼 어쩜 이렇게 다른 아이들이 잘 섞여 있었을까 싶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두 친구가 있다.
둘 모두 나와 친하게 지내며 점심을 함께 먹는 사이였는데 서로 다른 종교를 믿고 있었다.
한 아이의 종교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다는데 그 종교의 신자였다.
흔히 이단이라고 하면 전도 활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친구는 달랐다.
궁금해하는 나에게 설명을 해 주면서도 믿음을 권하지는 않았다.
교리를 따르는 것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이유였다.
다른 한 친구는 흔히 볼 수 있는 개신교 신자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두 친구가 서로 심각한 종교 언쟁(?)을 벌일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
거리를 두거나 외면해 버릴 수도 있는데 그러지 않았다.
두 친구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서로의 종교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고 공부했다.
분명 자신의 종교로 이끌고 싶었을 텐데 두 아이의 대화는 달랐다.
"너네 집회하는 동영상 봤어."
"너네 성경 해석하는 건 이렇다면서?"
종교적인 대화가 몇 번 오갔지만 설득하려는 아이는 없었다.
당연히 종교 통합도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그저 몇 가지 질문과 대답이 오고 간 뒤, 다시 어린애처럼 잘 어울려 놀았다.
두 친구를 보면 알 수 있다.
너무나도 다른 아이들.
종교마저 다른 아이들.
하나의 테두리 안에 섞이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 아이들이지만, 서로를 설득하거나 공격하기 전에 서로에 대한 공부가 먼저였다.
서로에 대한 공부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공격하거나 억지로 설득하려고 하지 않았다.
범생이를 공격하지 않았고, 교칙을 위반한다고 비난하지 않았다.
그저 한 공간에 있으니 적어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어울려 놀았다.
3년이 지나는 동안 단 한 번도 집단 괴롭힘을 본 적이 없었다.
자꾸 싸워대는 요즘 사람들에게 그때 내 친구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다름을 인정한 내 친구들.
현명한 내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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