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는 음식을 씻어서 먹는다

by 서하

많은 사람들은 너구리가 음식을 물에 씻어서 먹는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세척 본능이 있는 청결한 동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 행동은 사실 '씻는 것'은 아니다.

과학자들은 이 행동을 'Dousing Behavior'라고 부른다.

의미를 찾아보니 'to make something or someone wet by throwing a lot of liquid over it or them'라고 나온다. 한국어로는, '물에 적시기', '담그기' 정도 될 것 같다.


너구리는 앞발에 수많은 촉각 수용체를 가지고 있으며, 시각이나 후각보다 촉각에 의존해 먹이를 인식한다.

너구리의 뇌에서 촉각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고, 특히 젖은 상태일 때, 감각 민감도가 현저히 증가한다.

그래서, 물에 음식을 담그고 앞발로 만지작 거리는 것이다. 씻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더 잘 느끼기 위해서!


야생 너구리들은 물이 없는 환경에서도 같은 행동을 한다.

도시의 쓰레기통이나 말라있는 땅 위에서도 음식을 잡고 만지작만지작 거리는 모습이 포착된다.

이 행동은 물 그 자체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감각 자극을 증폭하려는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부 연구진들은 이 행동이 학습된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라고 말한다.

즉, 너구리는 씻고 있는 것이 아니라 느끼고 있는 중이다.


가끔 누군가의 행동은 이렇게, 전혀 다른 이유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

잘 안다고 믿는 것일수록 조금 더 의심해봐야 하는 것 같기도 :)



한때, 귀여워서 유명했던 솜사탕을 씻어먹으려다가 당황하는 너구리의 모습을 AI로 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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