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왜 갑자기 차가워졌을까

남과녀의 같은 마음 다른 마음

by 정혜영

그는 왜 갑자기 차가워졌을까



분명 처음엔 따뜻했다.
잘 웃었고, 잘 들어줬고,
눈빛엔 온기가 있었다.

서로의 말에 귀 기울였고,
하루의 끝을

함께 나누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면,
당연히 우리는

더 가까워질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달라졌다.

말수가 줄고, 연락이 뜸해지고,


눈을 마주쳐도 어딘가

멀어 보였다.

갑자기 차가워진 그는,
왜 그토록 변해버린 걸까?


사람은 감정이 변해서

달라지기도 하지만,
감정을 숨기느라 달라지기도 한다.

스스로도 모르게 마음이 멀어질 때,
그 감정을 감추려 애쓰다 보면
태도는 어색해지고,

말투는 차가워진다.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거리부터 두는 것이다.


그의 차가운 말투에

나도 서서히 위축됐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
수십 번 마음속에서 자책하고,
그의 변화를 분석하려 애썼다.

하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명확한 이유는 없었다.

그저, 감정의 온도가

달라졌다는 사실만 남았다.


하버드 대학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감정이 식는 과정은 단절이 아니라,
침묵과 거리 두기를 통해 서서히 진행된다."


그러니까 그가 차가워졌다는 건,
그저 감정이 사라진 게 아니라
그 감정의 흐름이 달라진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나에게 무언가를 주려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나에게서 무언가를 지키려는 사람처럼 보였다.

감정을 줄 때는 따뜻했고,
감정을 지킬 땐 차가웠다.


그건 그가 나빠서가 아니라,
그 역시 두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과 너무 달라진 그에게
왜 그렇게 변했냐고 묻고 싶지만,

사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




그도, 나도 예전 같지 않다

keyword
이전 03화“잘 지냈어?” 라는 말이 더 아픈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