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승의 마케팅 인사이트 ep.12
왜 병의원 카피라이팅은 '불가능의 영역'으로 여겨졌을까?
10여 년간 병의원 마케팅 현장에서 몸담으며 수없이 마주한 질문이 있습니다. "병원 광고는 왜 이렇게 뻔한가요?" 사실 이는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일반 소비재 마케팅과 달리 병의원 마케팅은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벽은 '차별점의 부재'입니다. 스마트폰이나 화장품처럼 명확한 기능적 차별점을 내세우기 어렵습니다. 모든 치과가 임플란트를 하고, 모든 피부과가 레이저 시술을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차별화할 것인가? 이 질문 앞에서 수많은 마케터들이 좌절했습니다.
두 번째 벽은 '표현의 제약'입니다. 의료광고심의위원회의 까다로운 심의 기준을 통과해야 하고, 동시에 환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평이한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창의적인 카피라이터일수록 더 큰 좌절감을 느끼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제약 속에서도 '좋은 글'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약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깊이 있는 통찰이 필요한 것이죠.
실제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상담했던 두 치과의 이야기입니다.
A 치과의 카피: "최첨단 디지털 임플란트 20% 할인! 당일 시술 가능!" B 치과의 카피: "30년 경력, 자연치아 살리기 위한 마지막 노력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단기적으로는 A 치과에 문의 전화가 더 많이 왔습니다. 하지만 6개월 후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A 치과는 할인율을 25%, 35%로 계속 올려야 했고, 결국 원가 구조가 무너져 적자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반면 B 치과는 꾸준한 신환 유입과 함께 재내원율도 높아졌습니다.
할인 카피의 치명적 함정은 '가격 민감 고객'만 유인한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더 저렴한 곳이 나타나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브랜드 충성도는 기대할 수 없죠.
더 심각한 문제는 할인 카피가 브랜드 가치를 훼손한다는 것입니다. "저렴한 병원 = 신뢰할 수 없는 병원"이라는 인식이 은연중에 형성됩니다. 결국 병원은 가격 경쟁의 늪에 빠져 자멸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카피가 좋은 카피일까요? 저는 '진정성'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감정적인 어필이 아니라, 병원의 진짜 철학과 가치를 담은 메시지 말입니다.
성공 사례 1: 소아치과 카피 기존: "무통 치료, 공포 없는 치과" 변경 후: "아이의 첫 치과 경험이 평생 치아 건강을 좌우합니다"
단순한 '무통' 강조에서 '아이의 미래'에 대한 부모의 걱정을 건드린 결과, 내원율이 40% 증가했습니다.
성공 사례 2: 성형외과 카피 기존: "드라마틱한 변화, 흉터 없는 수술" 변경 후: "10년 후에도 후회하지 않을 자연스러움을 만듭니다"
시술 자체보다 '장기적 만족'에 초점을 맞춘 결과, 상담 전환율이 25% 향상되었습니다.
진정성 있는 카피의 특징은 '시간의 관점'을 담는다는 것입니다. 당장의 효과보다 장기적인 가치를 강조하죠. 환자들은 이런 메시지에서 병원의 진심을 느끼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를 형성합니다.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고객을 유치하느냐'입니다. 100명의 가격 민감 고객보다 10명의 가치 지향 고객이 병원 경영에 더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제가 컨설팅한 한 피부과는 카피 전략을 바꾼 후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Before: "여드름 치료 1회 9,900원! 지금 바로 예약하세요" After: "10대 여드름, 성인이 되어서도 흉터로 남지 않도록 지금 시작하세요"
문의량은 20% 감소했지만, 실제 내원율은 60% 증가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평균 치료 기간이 3개월에서 8개월로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진짜 치료 의지를 가진 환자들이 온 것이죠.
좋은 카피는 '필터 역할'을 합니다. 병원의 가치와 맞지 않는 고객은 자연스럽게 걸러내고, 진짜 필요한 고객만 선별해서 유입시킵니다. 이는 병원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의료진의 만족도도 향상시킵니다.
병의원 마케팅에서 카피라이팅은 단순한 '고객 유치 도구'가 아닙니다. 병원의 철학을 담고, 올바른 고객을 선별하며,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를 구축하는 '전략적 자산'입니다.
10여 년의 경험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이것입니다. 좋은 카피는 당장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환자와 병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따뜻함과 친절함이 담긴 진정성 있는 메시지. 이것이 병의원 카피라이팅의 본질입니다.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도 성과가 없다면, 그건 ‘실행’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어디부터 어긋난 건지, 제가 직접 진단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전액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