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불태웠다.
누가 그랬던가.
금요일은 불금이라고.
열심히 불태워 일하라고,
그래서 불금이라고.
아침 9시 정각, 출근을 찍고
메일을 확인하고
팩스를 확인하며
휘몰아치듯 자료를 받아
전산에 입력한다.
눈 코 뜰 새 없이
정신없이 몰아치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다.
'오늘은... 굶을까?'
고민이 많아진다.
오전 내내 일에 치여
너덜너덜해진 몸과 마음.
힘이 없다.
편의점 가는 것도 귀찮고
뭘 먹을지 고민하는 것도 귀찮다.
사실은,
점심시간이 되도록
'밥 같이 먹어요'라는 말 한마디
듣지 못한 내가,
삼시세끼 다 챙겨 먹으려는 게
혹시 욕심인가, 사치인가.
문득, 마음이 푹 가라앉는다.
하지만 오후에도 또 바쁠 예정이라
샌드위치 하나,
바나나 우유 하나를 사서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힘을 조금 비축해 둔다.
그 덕인지,
오후 일은 무사히 마쳤다.
우울했던 감정도
하얗게 불태워져
이내 잠잠해졌다.
오늘,
나 혼자 조용히 불탔다.
#소바로그
soft & bounce
부드럽게 튀는 감정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