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하늘에서도, 내 마음속에서도 비가 내린다.>>

기분은 흐림, 감정은 장마.

by 소바

어제 내린 비 덕분에
오늘 아침 공기는 한결 시원했다.
그래서일까.
항상 버겁던 출근길이
조금은 편안하게 느껴졌다.

오늘은 점심 약속도 있어서
'뭐 먹지?' 고민할 필요도 없었고,
푸짐하게 잘 먹었다.

어찌 보면, 괜찮은 하루였다.
그런데 왜일까.
이상하게 마음이 꿀꿀하다.

요즘 부쩍,
기분이 가라앉고
사소한 것에도 짜증이 난다.

회사에서는

회사 밖 감정을 끌어오지 않으려 애쓰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일까.

눈은 모니터를 향하고
손은 키보드를 두드리지만
마음은 자꾸 딴 데를 헤맨다.

괜히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괜히 진동에 기대게 된다.
부랴부랴 휴대폰을 들면
결국엔… 업무 메일 알림.

오늘따라,
업무 메일은 왜 그렇게도
성실하게 도착하는지.

좋은 듯,
좋지 않은 날.

소바로그를 쓰기 시작할 때
기대했던 건,
회사 안에서 쌓이는 감정들을
글로 해소하는 일이었다.

감정이 부풀어 올라
나를 삼킬 것 같을 때,
글로 풀어내며 숨을 돌렸다.

하지만 오늘은,
회사에서의 감정조차
머릿속에서 밀려나고
마음은 콩밭이다.

이것도 결국,
내 감정이기 때문일까.

오후엔 갑작스레 비가 쏟아졌고,
내 마음속에도
조용한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소바로그
soft & bounce
부드럽게 튀는 감정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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