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시작을 찾아서

by 따뜻한 나라

내 불안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생각을 해보고자 한다. 언제부터 모든 일에 불안을 느끼며 살았는지


기억이 나는 아주 어린 순간부터 불안을 가지고 있었다. 유치원에 가면 엄마를 못 보니 불안하고, 선생님께 혼나지 않을까, 친구들과의 사이가 틀어지지는 않을까 항상 불안했다. 점차 커가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친구들과의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가 혹여나 나빠지진 않을까 걱정하고, 성적이 떨어지진 않을까 불안을 가지며 학교생활을 했다. 특히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불안이 극에 달하기 시작했다. 대입의 압박이 너무나 커 혹여나 성적이 떨어질까 항상 불안해하며, 공부를 할 때에도 심장이 뛰고 과호흡이 오면서까지 공부를 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다들 이러한 불안을 가지고 살며, 고등학생이기에 가지는 스트레스가 커서 그럴 뿐 시험만 끝나면, 입시만 끝나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하며 매일을 버티며 살았다.


하지만 입시만 버티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던 내 불안은 대학생이 된 후 더욱 심해졌다.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에 입학했음에도 마음은 여전히 불안으로 가득 찼다. 특히 사람과의 만남이나 대화에서 불안은 나를 더 괴롭히기 시작했다. 혹여나 내가 실수를 하진 않을까, 저 사람이 나를 비웃지는 않을까, 내 평판이 나빠지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하루 종일 머리를 맴돌았고, 점점 심해지며 사람을 만나는 것을 꺼리기 시작했다.


나는 왜 이렇게 불안이 많은 아이였을까? 생각을 해보면 어린 시절부터 '착하고, 모범적인 사람 어야만 한다'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다. 주변에서 나에게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 나 스스로를 압박하며 살아왔다. 그 이유는 주변의 많은 칭찬 때문이었던 것 같다. 물론 칭찬을 받는 것은 너무나 감사하고 기분 좋은 일이지만, 칭찬이 나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만 같았다. 나의 가치를 스스로에게서 찾지 못하고 주변의 시선, 칭찬으로 채우려 했기에 항상 불안으로 가득 차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최근이다. 병원을 다니며 약물치료를 받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안과 공황을 완전히 치료하긴 어렵다는 생각으로 학교에서 진행하는 심리 상담을 받게 되었다. 상담을 통해 내가 어떤 것을 가장 불안해하고, 그 불안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상담 선생님과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내 가치를 외부에서 찾으려 하며, 내 유능감이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직 상담의 초기 단계이지만 내 불안의 시작을 찾은 것 같다.


아직 나는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여전히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혼자 있을 때도 머릿속은 불안으로 가득 차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내 불안을 외면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왜 불안한가.' 생각하며 내 모습을 그대로 보려 노력한다.


불안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그저, 불안을 다스리며, 적절하게 조정하며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천천히 불안을 마주하며 살아간다면 언젠가 불안해도 괜찮은 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불안의 시작을 찾는 이 이야기는 결국 나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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