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

by 따뜻한 나라

'정신건강의학과'는 흔히 '정신과'로 불리는 과로 다양한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를 하는 과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라고 하면 막연한 두려움과 편견이 있다. 나 역시 그랬다. 정신건강의학과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했다. '정신과에 간다'라고 하면 내가 무언가 잘 못 된 것 같고,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 두려웠다. 어쩌면 이러한 두려움 때문에 병원에 가는 것을 미뤄왔고, 그 사이 내 병은 점차 심해져 갔다.


점차 불안이 심해지며 일상생활까지 어려움이 생기며, 학교 수업을 듣거나 시험을 준비해 가는 것들이 모두 힘들어지며 결국 병원을 찾게 되었다. 정신과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보다 일상생활이 무너져가는 것을 느끼는 것이 더욱 힘들었기에 병원을 찾았다.

처음 병원을 찾을 때, 전화를 하는 것조차 어려워 카톡으로 예약을 잡고 병원에 방문했다. 내가 방문한 정신과는 의사 선생님이 2분 계신 병원이었고, 그리 크진 않은 병원이었다. 병원은 전체적으로 브라운 색감을 사용한 따뜻한 분위기로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처음 방문한 날은 접수를 한 뒤 설문검사와 자율신경계 검사를 진행했다. 설문검사는 불안, 우울, 식이장애, 알코올 중독 등에 관한 질문지를 작성했다. 그 후 손목과 발목에 기계를 연결한 뒤 5분 정도 가만히 있으면 자율신경계 검사를 진행했다. 이 모든 검사를 진행하는 데에 20분이 걸리지 않았다.


검사가 진행된 후 담당 선생님과의 진료가 진행되었다. 진료실은 탁자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의사와 마주 보고 앉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첫 진료에서는 그동안 내가 느꼈던 불안의 감정과 이러한 감정을 느낀 상황들, 성장과정, 불편한 점 등을 말했고,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나의 진단명을 말해주셨다. 당시 나는 불안, 우울, 공황을 진단받았고, 불안장애가 심해지며 공황이 생겼고, 불안과 공황으로 인해 우울감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즉 불안장애로 인해 공황과 우울이 생긴 상황이었다. 그 후 내 상황에 맞는 약을 지어 주시고, 일주일 후 경과를 보는 것으로 했다.


진료실에서 나온 뒤 조금 기다린 후 수납을 하고, 병원에서 바로 약을 받았다. 정신건강의학과는 보통 원내에서 약을 함께 주는 곳이 많다고 한다. 덕분에 나는 따로 약국을 들르지 않고도 약을 받을 수 있었다.

첫 진료가 끝난 뒤 나는 병원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 주변에서 이상하게 보진 않을까, 의사나 병원의 직원들이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거나, 비웃지는 않을까 등등 내가 가졌던 두려움들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직접 경험한 뒤에 알게 되었다. 병원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서로에게 크게 관심이 없다. 그리고 직원들도 모두 친절하고, 의사 선생님은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이해해 주고, 병원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며 나를 안심시켜 주셨다. 그동안 병원에 대한 두려움으로 진료를 늦춘 것이 후회될 정도록 병원에서의 경험은 나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병원에서의 상담을 통해 내 불안함을 나눌 수 있었고, 약을 통해 불안을 잡을 수 있었다.


나는 주변에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는 지인에게 정신건강의학과를 추천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신의학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자신은 병원을 찾을 만큼 심하지는 않다는 생각들로 인해 병원을 찾지 않는다. 나 역시 이러한 생각들을 했기에 이해한다. 하지만 마음이 아플 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감기에 걸리면 병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듯이, 마음이 아플 때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오히려 자신의 아픔을 인정하고 도움을 구하는 것이 정말 용기 있는 사람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병원에 가볼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조심스럽게 가 보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혼자서 참지 않아도 괜찮다고, 아무도 당신을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고, 그리고 당신은 괜찮아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정신의학과를 다닌다고 한 순간에 모든 것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너져가던 내가 다시 설 수 있도록, 다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내가 그랬듯, 당신도 그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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