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처음 공황을 느낀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갑자기 죽을 것만 같은 공포가 나를 휩쓰는 경험을 잊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처음 공황을 느낀 순간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대학교 2학년 봄이었다. 학기가 시작되고 수업을 듣느라 정신이 없을 때였다. 그날도 어김없이 수업을 들으러 강의실로 걸음을 옮겼다. 평소처럼 강의 시작 10분 전 강의실에 도착했고, 동기들의 이야기 소리, 복도의 웃음소리가 합쳐진 평소와 같은 날이었다. 하지만 내 몸은 평소와는 다르게 반응했다. 갑자기 심장이 터질 듯이 뛰고,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온몸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만 같고, 머릿속은 하얘지며 '이러다가 죽을 것 같다'라는 생각만 들기 시작했다. 사람들 사이에 있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구석에 있는 계단을 찾아 심호흡을 하며, 이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일이었다.
공황을 겪은 뒤, 나는 이 감각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그저 몸이 안 좋아서, 내가 예민해서 느낀 감정일 수도 있으니까. 별일 아닌데 나만 유난 떠는 거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 후 같은 감각이 또 생기지는 않을까, 갑자기 숨을 못 쉬지는 않을까 불안감을 안고 살아야 했다. 같은 강의실에 들어갈 때면 나는 항상 긴장이 되었다. 수업에 집중하기보다는 또 같은 증상이 시작될까 봐 걱정하고, 정신을 잡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쓰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그날 이후, 공황에 대한 불안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또 실제로 공황 증상을 느끼는 일도 있었다. 이렇게 증상이 심해지고,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긴 이후에 나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다. 공황장애를 진단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약을 먹은 뒤 확실히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이 괜찮아졌다. 그 외의 불안은 여전히 있었지만, 그것 하나만으로도 내 생활은 많이 안정되었다. 그 후 꾸준히 약을 먹고, 상담을 받으며 공황은 많이 줄어들었다.
나는 지금도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다. 여전히 심장이 빨리 뛰고, 손이 떨리고, 과호흡이 생기는 등 공황이 오지만 이제는 공황을 다스리고, 조용히 넘기는 법을 배웠다. 공황은 절대 나를 헤치지 못한다는 것을, 나는 괜찮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공황은 여전히 나의 삶에 함께 하고 있다.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지만,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중요한 건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지만 공황은 절대 나를 쓰러뜨리지 못한다는 것을, 공황은 그저 내 마음이 보내는 신호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하루를 살아간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지금 공황을 지나고 있다면, 공황의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면 꼭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이상하 게 아니다. 당신이 약한 게 아니다. 당신은 그저 너무 오랫동안 혼자서 버텨온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괜찮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