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나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장소이다. 처방받아 약을 받고, 선생님과 상담을 통해 숨을 돌릴 수 있다. 하지만 매일 병원을 갈 수는 없고, 나는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 불안은 내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있고, 나는 불안으로부터 나를 지켜야 한다.
나는 일상에서 나를 돌보기 위한 작은 습관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이나 강의 시작 전 강의실에서 나는 항상 에어팟을 낀다. 익숙한 음악이나 잔잔한 소리를 들으면서 외부 소음을 차단하면, 조금은 내 공간을 지킬 수 있는 것 같은 안정감을 느낀다. 그리고 불안이 올라올 때에는 내 귀에 있는 피어싱을 만진다. 차갑고 단단한 감촉이 내 손에 닿을 때 불안이라는 감정이 가라앉는 기분이다. 처음에는 무의식적으로 했던 그 작은 행동이 나를 지켜주는 방법이 되었다. 때로는 그냥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내쉬는 것만으로도 나의 불안을 다스릴 수 있다. 이처럼 아주 사소한 습관들을 통해 나는 다시 일상을 만들어나갈 힘을 얻는다.
불안을 다스리기 위한 다양한 습관이 있더라도, 불안은 여전히 내 삶에 함께하고 있다. 나는 불안을 완전히 없애는 게 목표가 아니다. 대신 불안이 생겼을 때 다스리고,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연습한다. 불안이 올라올 때면 나는 내 상황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한다. 내가 왜 불안한지, 지금 상황은 어떤지, 내가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본다. 생각하다 보면 사실 내가 그렇게 불안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물론 불안이 나를 덮쳐오는 상황에서 객관적 생각을 하기란 쉬운 게 아니다. 나 또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쉽지 않지만 나의 불안을 다스리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불안이 싫었고, 없애려고만 노력했다. 불안한 내 자신이 싫고, 나는 왜이리 예민하고 불편할고 힘들어 할까, 나 자신을 비난하며 더 깊은 불안으로 빠져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불안을 다스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 속에서 오히려 단단해지는 것 같다. 누군가 보기에는 아주 사소한 습관으로 보일지라도, 나는 내 하루를 지키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