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의 기록이 모여 완성된, 마음 단단히 일하는 법
이번 휴직을 결정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끝마치고 싶었던 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주 드디어 <마음 단단히 일합시다> 브런치북을 완성했다.
빨리 늙어서 할머니가 되었으면 했던 나날들
27, 28살 무렵의 내가 매일 하던 생각이었다. 그 당시 나는 P&G에서 3년은 버텨야 한다는 생각으로 달력에 X표를 쳐가며 버티고 있었다. 취업이 너무 어려워 원하던 회사에 들어가기만 하면 뼈를 묻을 각오였고, 회사 일이 힘들다 한들 취업준비보다 힘들겠냐는 생각이었는데, 단단히 착각했다. P&G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이제는 '꽃길만 걷자'며 다이어리에 꽃까지 예쁘게 그려 넣었는데 정확히 1년 반 뒤, 27살의 나는 꽃길 대신 '빨리 늙어서 할머니가 되는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마음이 힘들었던 이야기는 다양했다. 매일이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하루하루를 버티는 느낌의 날들은 종종 찾아왔고, 아무 걱정 없는 평온한 날들은 적고 소중했다.
내 스스로 세워둔 이상과 현실의 괴리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질 때도 있었고,
반대로 매일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깨닫느라 버거웠던 때도 있었다. 회사 일이 너무 어려워 주말 밤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루 종일 진이 빠져 집에 돌아와 불 켤 힘도 없던 날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관계에 있어서도 힘들 때가 많았다. 초년생 때는 매니저와 어떻게 좋은 관계를 맺을지, 연차가 쌓이면서 프로젝트를 리드할 때는 타 구성원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 고민했고, 팀장이 되어서는 처음 겪는 팀장의 외로움에 놀랐다.
회사가 너무 힘들어서, ‘다들 안 힘든가? 어떻게 저렇게 웃고 지내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다들 어떻게 이런 힘든 생활을 버티고 있나 궁금해 서점을 찾아보면,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는 이야기와 또 다른 한편에는 모든 걸 내려놓고 퇴사를 하고 세계여행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뿐, 내게 맞는 이야기를 찾지 못했다. 지금 퇴사를 하면, 겪고 있는 고민의 많은 부분이 해결되는 것은 맞지만, 밥벌이는 계속되어야 하고, 언젠가는 돌아와야 하기에 잠깐의 외면은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그래서 회사에서 마음이 힘든 이유는 무엇인지,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그렇게 찾고 싶었다.
이제는 정말 끝을 내야 할 때
그래서 언제부터 이 글을 쓰려고 시도했나 돌이켜보는데, 21년부터 쓰고 싶어 했고 5년이 걸려서야 완성했다. 처음 글을 쓸 때는 너무 힘들었던 사건들과 가까이 있어서인지 자기 푸념 같은 이야기만 나왔다. 그리고 숙성의 시간이 지나 조금은 교훈 같은 문장을 쓸 수 있을 때가 되었을 때는 바쁜 회사 일에 치여 한 달에 글 1개를 쓰는 것도 어려웠다. 그렇게 5년간 느리지만 차곡차곡 글을 모았지만, 이대로 회사를 계속 다니며 병행하면 올해도 마무리짓지 못한 채 내년을 맞이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더는 미룰 수 없는 시점에 왔다는 직감도 들었다. 어디선가 이런 이야기를 읽었다.
‘작품이라는 것이 꼭 임신과 같아서 낳을 때가 있는 겁니다.’
내게는 이 글이 올해 꼭 낳아야 할 글이었다. 아직은 책으로 출간한 것도 아니고 브런치북으로 정리한 것뿐이지만 5년의 노력 끝에 완성했다는 것에 감격하고 있다. 10년간 일하면서 고민했던 일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고, 나 역시 마음이 지칠 때마다 펼쳐볼 이야기들만 모아서 썼으니 후회는 없다. 브런치북 공모전에도 지원했는데 안된다고 해도 괜찮다. 공모전 결과와 무관하게, 나는 이 글을 끝까지 세상에 내보낼 거라는 확신이 있다.
회사에서 버티는 것을 선택한 분, 그럼에도 이미 지친 분께, 회사에서 나답게, 마음 단단히 일하는 것을 고민하는 분께 드립니다.
회사에서 내 마음 단단히 일한다는 것은 ‘내가 기꺼이 괴로워할 수 있는 곳에서 균형 잡기’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왜 회사는 힘들 수밖에 없는지
버텨야 할 때와 그만두어야 할 때는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오늘의 나부터 행복해야 한다’는 말과 ‘미래를 위해 오늘을 투자하라’는 조언 그 사이에서 어떤 답을 찾아야 하는지
제가 직접 부딪히며 깨달은 마음 단단히 일하는 법을 담았습니다.
마음 단단히 일합시다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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