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초보일기]주식은 타이밍이지만, 삶은 타임라인이니까

by 늘보나무

띠링

“오오~ 팔렸다! 완전 마음 졸였는데, 다행이야.”

늘보나무는 단타로 작은 수익을 얻었다. 예상과 다르게 주가가 아래로 고개를 숙이더니, 결국 물타기를 감행한 끝에 겨우 수익권에 턱걸이한 결과였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가 쏟아부은 체력과 신경은 꽤나 컸다.

'역시 쉽지 않구나. 아… 고생은 고생대로 했는데, 남는 건 이 정도라니.'

분명 수익은 났고, 원하던 결과를 얻은 건데 왜 마음은 자꾸만 무언가를 놓친 것처럼 허전할까. 돈은 벌었지만, 감정의 적자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채로 남는다. 처음엔 자유를 원해서 투자를 시작했는데, 오히려 지금은 투자 때문에 시간도 마음도 묶여 있는 기분이다.


지난 가족 여행에서도 그랬다. 오랜만에 평일 연차까지 내서 마음껏 웃고, 보고, 먹고, 쉬자고 다짐했지만…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오랜만에 가족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었지만 마음은 그곳에 없었다는 걸 안다. 바다보다 더 깊은 파란색이 그의 계좌 속에 있었으니까.


대체 주식이 삶의 중심이 되어버린 건 언제부터였을까.

“수익을 내려면 꾸준히 공부해야지.”
“시장을 놓치면 안 돼. 뉴스, 지표 다 챙겨야 해.”

스스로 다짐했던 말들이 어느새 족쇄처럼 마음을 조이고 있다. 여유 시간이 생겨도 주식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아 숙제가 밀린 기분이다. 늘보나무는 주식에 구속되기 싫지만, 주식은 틈만 나면 그를 흔들고 또 흔든다.

그러다 문득 깨닫는다. 이건 그가 꿈꾸던 투자 방식이 아니라고. 그래도 멈출 순 없다. 경제적 여유는 여전히 중요하고, 월급만으로는 부족한 현실은 냉정하다. 그래서 다시 종목을 보고, 다시 예측하고, 다시 매수 버튼에 손이 간다.


어느 날, 화면 속 수익률을 보며 늘보나무는 중얼거린다.

“지금... 내 삶의 수익률은 몇 퍼센트지?”

그래서 요즘 그는 거래량보다 더 중요한 지표 하나를 챙긴다. 바로 자신의 에너지량.

마음이 지쳤다면, 아무리 분위기 좋은 장이 와도, 괜찮은 종목이라도, 잠시 내려놓는다. 높은 수익률보다 더 지켜야 할 게 있으니까. 그것은 바로 자기 일상, 자신의 중심, 삶의 균형이다.

이제 그는 감정의 파동이 잦아서 자기 삶지 흔들는 일을 계하기로 했다.


래서 오늘도 늘보나무는 차트를 보기 전에, 자신의 상태를 먼저 체크한다.

‘내가 지금 진짜 원하는 건 수익일까, 아니면 평온함일까?’

‘이 순간, 이 선택이 나를 지치게 하진 않을까.’

그리고 혼잣말처럼 되뇐다.

“주식은 타이밍이지만… 삶은 타임라인이니까. 오늘도 흔들리되, 중심은 놓치지 말자. 삶은 단기 수익률이 아니라 장기 복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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