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다

by 김가인 오로시

시간이 누적되어 간다

볼펜으로 한줄씩 그어서 계속 쌓아간다

너와 나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수많은 태양의 점들을 그려간다


쌓아갈수록 멀어져만 가는 속도를 주체할 수 없다

지금은 우리만의 시간이다

이윽고 태양에 도달하면 깜깜한 빛으로 변하겠지


너도 나도 빛으로 물들면

아름다웠던 무지개 빛깔을 온 우주에 화려하게 물들이겠지


어른어른 눈앞에 김이 서린다

겨울이 돼서야 하이얀 눈길 위해서

오색찬란한 빛들을 다시 만나겠지


우리는 말없이 마주 잡은 두 손을 꼭 잡고

다시 시간 위를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