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사슴

by 김가인 오로시

따뜻한 온기 입김이 나오던 계절

올곱고 슬픈 눈의 꽃사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바람의 나부끼는 가시나무 같이

새파랗게 질린 큰 눈망울 속에는

해맑은 봄이 서 있었습니다



봄을 가득 채울 수 있을까

주춤주춤

빛이 다가와 노래를 부릅니다


서로 화음을 그릴 수 있도록

하늘 높이에서 들을 수 있도록

공허함 마저 울림으로 채울 수 있도록

단단하게 완성될 때까지 울어봅니다


얼어 있던 계절은 조용히 온기를 품고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노란 꽃잎을 타고

머나먼 들판으로 춤을 추며 날아갑니다



때로는 덮인 눈처럼 묵묵히

때로는 희고 검은 연필심처럼 단단히

때로는 질주하는 소나기처럼 너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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