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시>
기억의 암실
마림(眞林)
보고도
못 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잊혀짐으로써
잊혀지고 싶다
보고 싶지 않아도
볼 때가 있다
마음의 눈을 돌려도
장면은 기어코
기억의 암실에 있다
들어도
못 들을 때가 있다
전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일이다
듣고 싶은 말은
늘 내 곁에 없다
눈을 감고
귀를 열고
입을 닫는다
그리고
내가 그리는 너를
가만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