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가 떠났다.
그는 어디로 갔는가. 강원도 인제로 떠났다.
무슨 연유로 떠났는가. 쏘가리를 낚아보고 싶단다.
어제 아침부터 나는 명치의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명치만 아프면 그냥저냥 참을만할 텐데 걸을 때마다 속이 울렁거리고 두통이 있었으며 등과 다리도 무지하게 아팠다. 결국 오후 반차를 쓰고 병원에 갔다가 집에서 하루 종일 누워있었다.
처음에 약을 먹었을 땐 효과가 몹시 좋다고 느껴졌는데 저녁부터 약을 먹어도 명치가 아팠다. 아무래도 위내시경을 받아야 될 것 같아 나는 심란해졌다. 사실 이전에 예약했다가 귀찮아서 취소한 적이 있는데 그게 몹시 후회됐다.
원래 우리의 계획은 목요일에 곰돌이가 낚시를 갔다가 금요일에 오는 것이었다. 그러다 내가 금요일에 본가에 가서 하루 자고 올 테니 곰돌이도 토요일에 오라고 얘기했다. 1박이 더 늘어난 곰돌이는 들떠있었다. 그렇게 순조롭게 곰돌이가 여행을 떠나나 했는데 수요일에 내가 아프기 시작한 것이다.
사나이 곰돌은 낚시를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누워있는 동안 낚시 포인트를 검색하고 짐을 쌌다. 그 모습이 어쩐지 슬펐다. 말이라도 "가지 말까?" 하면 감동에 젖어 "괜찮아, 잘 다녀와."라고 해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말을 입에 담지도 않았다.
그렇게 나는 출근을 했고 금요일에 건강검진 겸 위내시경을 받기 위해 반차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곰돌에게 전했다. 곰돌은 걱정을 많이 하는지 꽤나 감동적인 말까지 던졌다. 기분이 풀린 나는 장난스레 문자를 보냈다.
'여보 언제 와?'
'토요일'
그는 단호했다.
그리하여 나의 본가 방문 계획은 취소되고 집에서 꾸릉이와 요양생활을 하게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