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화 수료를 명 받았습니다.

by 올빼미

오늘은 바빴다.

그러나 이병 올빼미로서 마지막 훈련병의 일기를 남기려 한다.


설렘이 가득한 새벽, 아침 점호에서 흙먼지가 날리니 긴장감이 물질이 되어 입안까지 꺼끌거리는 듯했다. 수없는 연습으로 멍든 발뒤꿈치를 이끌고 버스에 올랐다. 수료식이 열릴 체육관으로 가는 길, 운전병의 플레이리스트가 흘러나와 서서히 긴장을 풀 수 있었다.


체육관에 도착하자 지난 37일이 의외로 짧았음을 느꼈다. 어찌 표현할까. 입소식은 음각, 오늘의 수료식은 양각 같았다. 잘 짜맞춰진 붕어빵처럼, 그 안에는 따끈한 감동의 한 입 같은 기억이 담겨 있었다.


수료식이 시작되고, 부모들의 발소리와 웅성임이 들려왔다. “절대 쳐다보지 마라”는 명령에, 나는 가까이 들려온 아버지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나는 군인이니까, 군인이라면 참아야 하니까. 나만 가족이 있는 것이 아니고, 나는 집단의 일부이기에 참았다.


부사단장이 도착하고 기수식이 이어지니 그제야 실전의 감각이 살아났다. 큰누나와 아버지의 목소리가 멀리서 전해졌다. 이어 수료식 영상을 틀었을 때, 엄청난 감동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 파도는 내 목소리와 합쳐져, 소리마저 물결이 되었다.


수료식을 마치고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마침내, 나만의 훈련병으로서의 수료를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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