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by 승아

새벽 요가를 가기 위해선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한다. 집에서 요가원까지 차로는 10분 거리, 그 시간엔 버스가 없다. 걸으면 40분. 30분 더 자고 택시를 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늘 걷는다. 여름엔 동트기 전의 공기가 기분 좋게 따뜻하고, 겨울엔 냉기마저 맑게 느껴진다. 그 차가움 사이를 헤치고 걸을 때, 몸이 비로소 깨어난다.


분주하게 어디론가 향하는 아저씨의 빠른 걸음, 목적지가 어딘 지 모르겠지만 질주하는 차량들의 불빛, 멀리서 보이는 비틀거리며 걷는 누군가의 움직임. 그리고 가로등 아래 길게 드리워진 내 그림자. 귀 끝을 스치는 선선한 바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나만의 하루가 고요하게 열린다. 이 시간, 세상은 잠들어 있고 오직 나만이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좋다.


길가에서 조용히 울먹이듯 울던 길고양이에게 발을 멈추는 순간. 아직 하늘에 걸린 달을 핸드폰에 가득 담는 순간. 이어폰을 잠시 빼고, 새벽이라는 자연의 숨소리를 듣는 순간. 뇌 속의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단지 걷는다는 사실만 남는 순간. 그렇게 40분 동안 식었던 마음이 다시 데워진다. 미지근해지다가 어느새 따스해진다.


사실 이 새벽 요가를 가기 전 침대에 누워 있는 나는, 늘 두 개의 마음이 싸운다. ‘그냥 가지 말까’ 하는 나와, ‘지금의 나를 위해 일어나는 게 맞다’는 나. 후자가 조금 더 강해지는 아침이 있고, 그게 반복되며 나는 이 길 위에 또 서있다. 출근 전 새벽 4시, 마음을 깨우러 요가원으로 향한다.


1시간 30분의 수련을 마친 뒤, 사바아사나 자세로 누우면 불현듯 눈가가 젖는다. 무엇 때문인지 설명할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건, 그 눈물이 슬픈 이유가 아니라는 점이다. 살아 있다는 사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수 있다는 것, 조금씩 더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감각. 그 모든 것이 벅차게 밀려와 마음 깊숙한 곳을 건드린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일상 속에서도, 나는 나를 돌보고 있다는 안도감. 어제보다 오늘의 내가 조금 더 편안해졌다는 희미한 확신. 그 따뜻함이 가슴에 넘치면, 자연스레 눈물이 흐른다. 이유 없는 행복이 한 번 더 찾아왔다는 신호처럼. 그래서 나는 눈물을 훔치며 생각한다.


아, 나는 참 잘 살아내고 있구나.







1) 사바아사나(송장자세)는 요가 수련을 마무리하는 자세로, 죽은 사람처럼 힘을 완전히 빼고 누워 눈을 감은 채 모든 움직임을 멈추는 것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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