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8.Shall we dance
미국 뮤지컬 영화(*뮤지컬 <왕과 나>)속 우아한 곡 말고, 한국 아이돌 블락비곡이다.
프로젝트 시작한 지 8주 차, 이 주중에 나는 꽤 들떠 있었다.
기나긴 추석 연휴가 있었고, 연휴 가장 첫날에 새로운 춤을 배우러 갈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춤추기 전, 보컬로 예열하자는 생각이었다.
*이때 처음 배워본 건 검무, 칼춤!
리듬감 살리기
파트별 보컬 특징 살리기
느낌 살리는 완급조절 감 잡기
이 곡의 많은 부분은 멜로디가 단조롭다. 그래서 리듬감을 살리는 것이 곡의 느낌 살리기에 대해 중요한 요인이었다.
첫 가사 '둠칫둠칫'에 맞춰 몸을 위아래 또는 양 옆으로 흔들어가며 리듬감을 표현하려 노력했다.
블락비는 남성 아이돌 그룹이다.
각 멤버별로 음색과 보컬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다. 예를 들어, 메인 보컬은 얇은 음색으로 높은 멜로디를 부른다. 그리고 래퍼를 맡고 있는 멤버들은 비교적 굵직한 음색으로 비트를 찍는 악기처럼 노래한다. *비트를 찍는 악기처럼 = 한글과 영어 가사로 노래하는데, 쿵, 칙하는 북소리와 같은 소리를 내는 것과 같은 리듬감이 느껴진다.
각 멤버들의 창법을 무조건 따라 하지 않고 내 소리로 노래하려 노력했다.
뜬금없지만, 영화 <파묘>를 연상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영화 <파묘>에서 김고은 배우가 맡은 역할은 무당이었는데, 굿을 할 때 굵직 한 소리를 꾸며내지 않았다. 포효하고, 의문도 품고, 절규하고, 웃는 모든 상황에서 본인 음색을 활용했다.
이번 곡을 부르면서 다시금 깨달은 것은, 내 음색으로는 거친 갱스터 느낌이 아니라는 것이다 ㅋㅋㅋㅋ
이런 음색으로 이 곡을 잘 살려보려면 어떤 느낌으로 감을 잡는 게 좋을까 궁리도 했다.
그러다 떠오른 것은 애니메이션 영화 <탱글드>.
이 애니메이션 속에서 라푼젤이 유진과 함께 성탑을 나가서 한창 축제 중인 왕국을 돌아다니는 장면이 있다.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고, 광장에서 악사들의 연주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는데, 특히 이 장면을 상상해 봤다. *kingdom dance scene. 킹덤댄스 장면.
넓은 광장에서 라푼젤이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 마을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끌어들이고, 원을 그리며 다 같이 춤을 춘다.
"동그라미 주위로 모여, 쭈뼛대는 사람은 못 껴. 음악은 켜고 신경 꺼."
'어차피 집 뛰쳐나왔고, 이미 큰 일 났지만, 지금 즐거우니 이 순간을 열심히 살겠다 훠우~'하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고 상상했다 ㅋㅋㅋㅋ
발랄하고 통통 튀는 라푼젤의 유쾌한 광기가 좋았고, 이 곡을 해석하는데도 도움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들은 유쾌한 광기라는 테마로 일관성이 있다.
영화 <개츠비> 속 파티 분위기도 그렇고, 대체로 블락비 노래도 그렇다.
이 노래 해석에 참고한 영화 <탱글드> 속 주인공도 그렇다.
광기 어린 면이 있지만, 유쾌하고 발랄한 인물들.
현실은 유쾌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이 세상을 살면서도 그렇게 낭랑하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발랄하고 유쾌한 광기를 전염시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