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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Oct 01. 2024

일상생활에도 노래에도 완급조절이 필요하다

track7. A million dreams_영화 <위대한 쇼맨>

여전히 이어지고 있던 의욕 없음 상태에서 선택한 곡은 영화 위대한 쇼맨 삽입곡, A million dreams(이하 어밀드).

익히고 준비하는 데 힘이 덜 들것이라고 예상해서 선택했다.

미리 반주를 준비해 두었고, 한 음악예능 경연무대를 십 수 번 정주행한 덕에 귀에도 익은 곡이었기 때문이다.


곡을 선택하고, 준비하고, 부르면서 보컬 이외의 깨달음을 얻을 때가 종종 있다.

이 곡을 선택하면서도 그랬는데, 습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습관은 악조건을 이긴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너무나 바쁠 때, 기타 어떤 사정이 생기더라도 꾸준히 움직이던 대로 움직이게 된다.

적응의 동물인 인간, 인간인 나를 위해서 몸, 마음, 정신적으로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최악의 컨디션 속에서 이런 좋은 깨달음을 얻었다. ㅋㅋㅋ


에너지가 바닥인 상태에서 부르면 차분함이 아니라 힘없음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이전까지는 곡을 토요일 저녁이나 일요일까지는 선정하고 바로 이미지를 그려보거나 스케치해 봤지만, 이 곡은 화요일에 선곡했다. 수요일에야 스케치 한 번을 해봤다.

완곡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벌스, 사비로 한 사이클이 도는 만큼만 불렀다.

*벌스=절. 애국가로 예를 들면 동해물과~우리나라만세까지가 벌스 1. 코러스=후렴구, 사비/훅이라고도 함.


실제로 부르는 자의 힘이 없더라도 노래는 힘 있게 부를 수 있을까, 그런 표현을 이번에 해볼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실패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떤 컨디션 속에서도 거의 일정한 표현을 해내는 가수와 뮤지컬 배우들이 경이롭다. 노래뿐 아니라 여러 일터,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감정은 뒤로 하고 업무 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에너지의 총량 그리고 완급조절

언젠가부터 출퇴근 중에 음악을 듣는 것이 일상 속 작은 즐거움으로 자리 잡았다.

여느 때처럼 둠칫둠칫 리듬을 타며 출근하다가 떠올린 아이디어가 있다.

소리로든 움직임으로든 각 사람들이 낼 수 있는 에너지 총량은 정해져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역동적이고 감각적인 표현을 하고 싶다면, 자신의 에너지 총량을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완급조절을 하면 된다.

강강강강, 약약약약이 아니라, 강약중강약

춤출 때, 노래할 때, 연기할 때도 완급조절을 하면 지루하지 않으며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느껴지도록 표현해 낼 수 있다.


소리를 내는 것에 있어서 완급조절 하는 방법 중 하나는 끝 소리를 잡지 않고 놔주는 것이다.

이게 선곡한 작품, 나의 컨디션에 따라 될 때가 있고 안될 때도 있어서 아직 완전히 체득하지는 못했다.

마디 끝 음을 곱고 완벽하게 내겠다는 욕심으로 입이나 목에 힘을 주면 오히려 음정이 불안해진다.

호흡을 잘하지 못해 다음 멜로디가 어그러지기도 한다.

힘을 빼고 놔줘야 할 때, 제대로 놔주는 완급조절!


일상에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일상에서도 여러 일들, 활동들에 대해서 완급조절을 하면 더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평소에 워라밸, 삶의 균형이라고 말하면 그 단어가 어렵고 무겁게 느껴졌다. 삶 속 완급조절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쉽다.

사실, 두 가지가 의미하는 것은 같은데, 단어의 초점이 어디에 가 있는지가 영향을 준다.

균형은 '중심을 잘 잡아야 해'라고 말하는 느낌, 완급조절은 '여기선 힘주고 여기선 힘 빼고 살살 가자'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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