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클라베-가톨릭버전 정치 영화. 현실에서도 실행한다니 기분이 묘하다.
지난 4월 17일에 영화 <콘클라베>를 감상했다.
21일(현지 시각. 서울 기준으로는 21일 또는 22일)에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소식을 접했다.
기분이 묘했다.
나는 영화를 감상하며 새로운 문화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도 느끼고 싶어서, 가톨릭 콘클라베에 대해 전혀 알아보지 않은 채 극장으로 향했다. 그저, 예고편 만으로도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영상미를 넓은 화면으로 보고 싶었다. 그리고 가톨릭 영화라기에 웅장한 미사곡이 나오려나, 그렇다면 더 큰 스피커로 송출되는 소리를 듣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극장으로 갔던 것이다.
그러나, 콘클라베에 대해서만은 조금 알아두고 간다면 영화를 더 잘 이해하며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제목인 콘클라베는 '문을 걸어 잠근다'라는 의미이며, 교황 선종 이후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절차를 뜻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100명 넘는 추기경들이 차기 교황 선출이 종료될 때까지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한 채 투표를 하기 때문이다.
추기경들은 콘클라베 기간 동안 바티칸 시스티나 소성당에서 투표를 하고, 인근에 있는 성녀 마르타의 집을 숙소로 사용한다. 후보자가 전체 선거인의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을 때까지 투표가 계속된다. 하루에 최대 4회까지 투표를 진행한다. 13일 차까지 결정되지 않으면,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두 명의 후보자를 두고 투표를 재개한다.
시스티나 소성당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나면, 아직 교황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면 차기 교황 선출이 완료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흥식 추기경에게도 투표권이 있다고 한다.
아름다운 영상미, 전직 볼드모트가 등장한다는 점(주연 랄프 파인즈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볼드모트를 연기했다) 등의 홍보문구보다도 눈길을 끌었던 키워드는 '스릴러'였다. 포스터, 예고편에서는 이 영화를 종교적인 제의를 배경으로 한 스릴러 영화처럼 묘사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내가 기대하던 스릴러는 아니었다. 선종하신 선대 교황의 사망 원인에 대해 집중적으로 밝히려는 서사였다면 스릴러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 콘클라베에서는 선종하신 교황은 뒤로하고, 새로운 교황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모습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세력 간 견제에 집중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릴러보다는 정치적인 분위기를 띄는 영화다. 현실에서도 보수파와 진보파로 세력이 나뉜다. 영화 속 가톨릭 추기경 사이에서도 교회 운영과 세계로 전하는 메시지 분위기에 따라 보수와 진보 파로 나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전 행보에 대한 기록을 보면, 이름에 걸맞게 약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돌봤다.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추측한다. 교황의 자서전에 이 이름을 선택한 일화가 서술되어 있다고 한다.) 바티칸 행정부 사무총장에 수녀를 임명하고, 동성애 관계에 있는 이들도 사제의 축복을 받을 수 있다고 공표하는 등 진보 성향을 띤 교황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차기 교황은 유럽권, 비유럽권, 진보, 보수, 어느 쪽에 가까운 후보자가 당선될까?
지난 주만 해도 동네 영화관 중에서는 상영관을 찾을 수 없어, 다소 먼 곳까지 가서 감상했던 것인데. 실제 콘클라베로 인해 영화도 다시 여러 상영관에서 만나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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