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여행을 권하는 3가지 이유

시간차를 두고 가보니 더 좋았던, 2025 경주 여행 리뷰

by Sayer

대학에서는 대체로 기말고사가 끝나면 방학이 시작된다. 그래서 본인이 듣는 강의 구성에 따라 방학 시작일이 달라졌다.


첫 학기를 마치고 나는 당시 가까이 지내던 동기들과 기차 여행을 했다. 지금은 내일로 상품이 두 가지다. 나이에 따라 금액이 다르게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내일로라고 하면, 구매에 대해 나이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20대 초반에 경험할 수 있는 기차여행의 낭만이 있는 상품이었다.


내일로 여행으로 향했던 곳은 경상도였다. 그때 방문했던 곳 중 한 군데가 경주였다. 참고로, 경주월드가 대형 어트랙션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게 2018년도부터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경주월드를 여행일정에 넣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경주는 지붕이 없는 박물관과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여행 장소는 유적지였다. 중간에 맛집이 끼어있는 유적 여행.

유적지가 밀집된 지역임에도 도보로만 이동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었다. 당시 숙소를 기점으로 해서 동궁과 월지 등 몇몇 장소를 방문했는데, 택시와 버스를 이용했던 기억이 난다.


가장 마지막에 했던 경주에 대한 감상은 이랬다.

"덥다, 교통이 불편하다, 유적지는 많은데 뭔가 체험할 것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2025년 경주 여행을 하며 생각이 달라졌다. 이번 여행을 통해 갱신한 경주에 대한 감상은 이렇다.

"도보 및 자전거여행하기 좋다,
매번 새로워지는 곳,
영남 핫플"

도보 및 자전거여행 하기 좋다

버스터미널 인근에 숙소를 잡으면, 황리단길과 첨성대, 동궁과 월지 등에 방문하기 편리하다.

도보 및 버스로 이동할 수 있지만, 이번 여행에서 알게 된 좀 더 편리한 수단을 소개해본다. 바로 '타실라' 경주에서 운영하는 공공 자전거 대여 서비스 이름이다.

타실라 대여/반납소, 경주시외버스터미널 및 오릉

어플을 설치한 후에 회원가입을 하고, 1일권 1,000원을 결제했다. 당일 타실라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용이다.

타실라 앱 내 지도나 네이버지도 등 포털 지도에서 대여 및 반납 장소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장소에서만 대여 및 반납을 할 수 있지만,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 예를 들어 교촌마을이나 오릉 등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불편함은 없었다.


한 번 대여하면 2시간을 사용할 수 있고, 2시간을 넘기면 초과 시간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동 후 반납했다가 여행지를 둘러보고 다시 대여해서 이용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면 된다.

예를 들어, 나는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대여를 시작해, 황룡사박물관에 가서 반납했다가, 박물관을 다 둘러보고는 다시 대여해 오릉에 가서 반납했다가, 오릉을 산책한 뒤에 다시 대여해다가 교촌마을로 향했다. 하루 단 돈 1천 원에 내가 원하는 순서대로 여행지를 돌아볼 수 있었고, 도보 및 버스 여행에 비해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었다.

보행자 도로가 자전거 도로를 겸하고 있기 때문에, 차도로 내려갈 것 없이 보행자 도로에서 안전하게 주행하면 된다는 점은 자전거 여행에 대한 부담감을 확 줄여줬다.


참고로, 모자와 선글라스 착용을 추천한다. 그리고, 황리단길 골목 인근은 매우 번잡하니 안전에 더 신경 쓰는 것을 권한다. 골목 자체에 진입하지 않더라도 황리단길 입구는 차량과 사람들로 붐빈다. 자전거를 타지 못하고 끌고 다녀야 한다.


매번 새로워지는 곳

지난번 방문했던 때가 벌써 십여 년 전이긴 하지만, 그래도 많은 게 달라져 신기했다.


이번에 방문하지 않았지만, 다음번에 방문 예정인 경주월드. 롤러코스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화제의 놀이공원으로 등극한 곳이다. 어트랙션 몇 개를 더 들일 예정이라던데, 기대된다.


그리고 이번 방문에서 인상 깊었던 황룡사역사문화관은 시뮬레이션과 모형 설계를 통해 목탑의 실제 모습을 좀 더 생생하게 상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동궁과 월지이지만, 대기열이 너무 길어서 포기하고 돌아서서 아쉬웠다. 그 대신에 요즘 경주에서 야경 명소로 떠오르는 월정교의 저녁 경치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월정교, 그리고 동궁과월지 입구 매표줄

발굴 및 복원이 끊임없이 진행되는 지역 특성상, 주기적으로 방문하더라도 새로운 느낌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영남 핫플

*문경새재 남쪽을 영남이라고 구분한다. 참고로 호남의 기준이 되는 호수는 분명하지 않다고 한다.


식당, 카페, 유적, 산책로 등 어디를 방문하더라도 붐볐고, 어디에서나 진한 경상도 사투리에 푹 빠져 있었다. 서울경기권 말투를 쓰는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적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경상도 내에서 휴일에 나들이하러 방문하는 곳이 황리단길 인근이라고 한다. 특히, 포항에서는 경주로 경주에서는 포항으로 나들이를 오가는 편이라고 한다.


이번 여행 계획에는 일부러 아무것도 채워 넣지 않은 시간 여백을 두었다. 그 시간 동안에 충분히 휴식을 취하다가 이 도시가 익숙한 듯 거니는 사람들을 따라가기만 해도 맛집과 좋은 카페, 멋진 경치를 구경할 수 있었다.


갔던 곳에 시간차를 두고 다시 방문해 보는 것, 자전거로 누벼보는 것, 그리고 여행계획에 일부러 공백의 시간을 넣어보는 것. 그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아래 사진은 모두 “여유시간에 이곳저곳 누비는 즐거움”을 포착한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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