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음과 있음의 차이

과거의 결핍이 가르쳐준 습관

by 원빌리

나는 유지어터다. 삼십 킬로를 감량한 뒤,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지금은 한 끼는 다이어트식, 한 끼는 일반식을 먹는다. 예전처럼 밤마다 야식을 찾던 습관도 이제는 두 달에 한 번 있을까 말 까다.


다이어트를 공부하던 중 ‘혈당 관리’라는 개념을 접했다. 식전에는 샐러드를, 그다음 단백질을, 마지막에 탄수화물을 먹는 습관.


처음에는 ‘탄수화물은 나쁘다’는 단순한 이유로 순서를 지켰다. 하지만 어느 순간, 예전 같으면 산더미처럼 담아 오던 음식을 절반도 채 먹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다. 혈당이 안정되자 포만감도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습관을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다면 어떨까?”



우리는 부자가 아니다. 하지만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부모이고 싶었다. 그때부터 매 끼니 식탁 위에는 양상추, 파프리카, 치커리, 적양배추를 얹은 샐러드가 빠지지 않았다. 아이들이 겨우 두세 살이었을 때다. 당연히 처음에는 먹지 않았다. 그저 멀뚱히 쳐다볼 뿐이었다.



억지로 먹이진 않았다. 대신 우리 부부가 먼저 ‘와구 와구’ 먹었다. “너무 맛있다!”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렇게 1년쯤 지나자 아이들은 한두 입 맛을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맛없어.” 하지만 또 시간이 흘렀다.


어느새 샐러드가 밥상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집어 먹기 시작했다. 이제는 누구의 강요도 필요 없다.

잡곡밥, 닭가슴살, 샐러드, 그리고 치트키 같은 쌈장. 그것이 우리 가족의 기본 식탁이 되었다.


잡곡밥, 닭가슴살, 샐러드, 치트키 쌈장


나는 아이들 치아 건강도 늘 신경 쓴다. 어릴 때 제대로 관리받지 못한 탓에 내 잇몸은 좋지 않고, 남편 역시 치아가 많이 상해 있다. 그래서 더 간절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아이들에게는 물려주고 싶었다.



바로 양치시키기 힘들 때 마무리로 채소를 먹여 볼까?


간식을 먹은 뒤에는 반드시 양치. 여의치 않을 때는 채소 한 입으로 대신하고, 물로 여러 번 헹구게 했다. 식이섬유가 치아의 플라그를 일부 제거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처음엔 번거롭던 이 습관이 이제는 아이들의 요구가 되었다. “엄마, 채소는?” 하고 먼저 묻는 것이다.


3개월에 한 번씩 불소도포를 해주었더니 6, 5살이 된 자녀는 아직도 썩은이 하나가 없다.


표정은 저래도 양치 하자 하면 서로 못해서 난리였다.



나는 내가 받은 나쁜 것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작은 습관과 사랑을 매일 물려주고 있다.



요즘은 아이들이 서로에게 “양치해!” 하며 챙기기도 한다. 어느새 TV를 보러 가기 바쁘지만, 그 모습만으로도 든든하다.


나는 어릴 적 상처와 트라우마를 여전히 안고 살아간다. 그래서 감성적인 내리사랑을 표현하는 법은 서툴다. 하지만 객관적인 사랑, 즉 좋은 습관과 건강한 생활은 반드시 물려주고 싶다.


그리고 잠들기 전, 나는 아이들에게 꼭 말한다.



“따라 해 보자."
"나는 최고야."
"나는 멋져."
"엄마, 아빠는 나를 사랑해."

"권똥 권꿀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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