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짝 — 여우와 부엉이

1부: 숲에 불빛이 켜질 때

by heyna

숲속의 짝

오늘의 숲에는 두 감정이 마주 앉습니다.

서로 다른 속도로 걷고, 서로 다른 빛을 비추지만

결국 한 장면 안에서 숲을 완성합니다.


오늘은 숲이 조금 시끄러워집니다.
꼬리를 흔드는 여우가 불빛을 좇고,
부엉이는 높은 나무에서 고개를 돌립니다.
호기심과 무관심, 정반대의 두 존재가
같은 길 위에서 마주쳤습니다.



숲에는 반짝이는 불빛을 따라 뛰어다니는 여우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호기심의 또 다른 얼굴.

여우는 작은 불빛만 보여도 꼬리를 흔들며 달려갔습니다.
풀숲의 이슬에도, 나뭇가지에 매달린 빛무리에도 눈을 반짝였습니다.
“저건 뭐지? 저기 가보자!”
여우의 발자국은 숲을 늘 새롭게 물들였습니다.


반대로 숲의 높은 가지에는 부엉이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무관심의 또 다른 얼굴.

부엉이는 날개를 접은 채, 반쯤 감긴 눈으로 세상을 내려다봤습니다.
불빛이 번쩍여도, 숲이 웅성거려도,
그는 단지 고개를 돌릴 뿐이었습니다.
“그게 뭐든… 곧 사라질 거야.”
부엉이의 목소리는 언제나 낮고 무심했습니다.


여우는 부엉이에게 달려와 소리쳤습니다.
“너는 왜 아무 데도 가지 않니?
세상엔 궁금한 게 이렇게 많은데!”

부엉이는 날개를 털며 대꾸했습니다.
“궁금해도 뭐가 달라져?
네 발자국만 피곤해질 뿐이야.”

여우는 답답했고, 부엉이는 시끄럽다며 등을 돌렸습니다.
둘은 끝없이 티격태격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숲에 낯선 그림자가 드리웠습니다.
감정의 아이들은 길을 잃고 당황했습니다.

여우는 불빛을 따라 이리저리 뛰어다녔습니다.
“이쪽일까? 아니, 저쪽일지도 몰라!”
그러나 숲은 너무 넓고 어두워,

작은 불빛만으로는 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때 부엉이가 천천히 날개를 펼쳤습니다.
“그만 헤매.
나는 오래 어둠 속에 있었지.
어둠의 결은 내가 읽을 수 있어.”

부엉이는 조용히 길을 가리켰습니다.
여우는 반짝이는 눈으로 그 길을 따라갔습니다.
처음으로 두 존재가 나란히 걷는 순간이었습니다.

여우의 불빛은 작은 길을 밝혔고,
부엉이의 눈은 어둠 속의 위험을 짚어냈습니다.


숲은 알게 되었습니다.

호기심은 길을 열고,
무관심은 함정을 피해 가게 합니다.
둘은 다투면서도 결국 서로의 짝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묻습니다.

당신 안의 여우와 부엉이는, 지금 어떤 길을 함께 걷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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