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양육한다는 것

너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나를 키워내는 것에 대하여

by rumi

육아의 최종 목표가 자녀의 건강한 독립이라는 것에는 또한 공감하고 이견이 없으나

그 주체를 자녀에 두지 않고 부모에 둔다면

육아는 분명, 삶에서 풀어나가야 할

’자신‘을 극복해나가는 일의 과정이자 일부일 것이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나를 비추는 작고 잘 닦인 거울을 보면서

하염없이 나를 들여다보고

몰랐던 나의 표정을 마주하고

고쳐지지 않는 오랜 습관들을 알아차리며

끝없이 ’나‘라는 사람을 극복해나가는 일.


그 지난하고 어려운 일들을 이어가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키운다는 것은.


더불어

나는 그렇게도 살아왔지만_

나도 미처 풀지 못한 문제를 떠안은 듯한 너를 지켜보는 일

때론 그걸 마치 내 문제인 듯 느끼게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일

그리고 결국 먼저 노력하는 본을 보이는 일까지_


우리가 작은 사람을 통해 극복해야 하는 것은

결국 나이고

그건 필시 성장을 위한 길이지만


그 또한 선택의 몫이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종종 당면하는 과정들은 이러할 수 있다.


부모의 그늘 아래라 무엇이 잘못된건지 잘 모른 채 어떠한 닫힌 사고와 틀을 받아들이며 사는 것.

그걸 벗어나고 싶어질 때 즈음 사춘기라 불리며 관계의 불씨가 움트는 것.

거기엔 분명 그저, 부모의 몫도 있었다고 생각할 즈음엔 슬프게도 이미 많은 세월이 지나가 버린 후라는 것.


분명

그러한 불편한 것들을 생각하고 돌아보는 날들은 피곤할 것이나

어린이들에게 좀더 너그러울 수 있다면

하여 어린이들에게서 좀더 한발자국 떨어져 바라볼 수 있다면

그건 어른들이 충분히 감수할만한 피로가 아닐까, 한다.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05화또 하루 지나보내는, 아름다움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