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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이름에 무너진 알바생

담배 이름 몰라서 퇴사했습니다ㅋㅋ

by 수미소


[초퇴사자 3화]요즘 애들 퇴사엔 다 이유가 있다.”



더원 레드 롱요.”
그 말보단 오른쪽에 있는 거요. 아뇨, 그 옆이요.”

첫 알바.
편의점 첫날이었다.

그는 담배 진열장을 10번 넘게 올려다봤다.
담배 이름은 50개가 넘었고,
손님들은 모두 ‘그거요, 그거’만 외쳤다.

머리는 새하얘졌고,
손은 벌벌 떨렸다.

“죄송한데요… 뭐라고요?”
“아, 진짜 답답하네ㅋㅋ”

하루 종일 멘탈이 탈탈 털렸다.

사장님의 욕설도 받아주고

손님들의 핀잔도 받아주고

초등 학생들이 물건을 싸러와서

몇십원이 모자란단고 울먹이면

월급에서 가불도 해주었다.


사람들에게 점차 친절하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이놈의 담배이름 때문에

도져히 다닐수가 없다며,


“여러분 중에서 알바 첫날 담배 이름, 다 외우셨던 분 있나요?”


그는 조용히 유니폼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문을 열고 나갔다


어두운 골목길을 걸어가다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고 짙은 담배 연기와

함께 쓸쓸히 멀어져 갔다


그 이후로 그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가 지나간 길 모퉁이에는 수입산 담배꽁초

하나만 뒹굴고 있었다

요즘 애들 퇴사엔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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