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뒤흔든 찰나의 기적들》 –6화
내 삶을 뒤흔든 찰나의기적은 바로,그 아이였기에
오늘도 나를 살아가게 한다.
이번 주말은 조금 특별했다.
며칠 전부터 반찬거리를 하나씩 준비했고,
오랜만에 아들이 있는 서울로 향하는 길에 마음이 들떴다.
아내에게는 다 자란 아들이
어느덧 보호자가 되어 있었지만,
나에게 그는 여전히
**전부였고,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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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생각한다.
내 아들에게
**세상의 전부를 해주고 싶다.**
그 전부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아마 끝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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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어릴 적부터 특별한 아이였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웃게 만들고
동네 어르신들께도 사랑받던 아이.
저 할머니 집에 들러 밥을 먹고,
이 할아버지 댁에 들러 용변을 보고,
골목을 지날 때마다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일상이었다.**
과자를 사먹으라며 돈을 주는 아저씨에게
고맙다고 인사한 뒤
할머니에게 돈을 갖다주던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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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어르신들은 그 아이를
손자처럼 예뻐했다.
그래서 장난도 치셨다.
“아들이 지나가면 고추 따먹자.” 하고 놀리면
그 말에 놀라 도망치기도 했지만,
아들은 언제나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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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골목엔 아이가 없었다.
그래서 아들의 존재는
**그 골목 전체의 웃음이었다.**
특히나 ‘어쭈구리 아저씨’라 불리던 분.
아들이 가장 무서워하던 존재.
골목을 지날 때마다
어쭈구리 아저씨가 있는지 확인하고 지나갔다.
그 기억들은
**돌담길 구석구석에 스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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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
그 골목엔 그 어르신도,
웃으며 맞아주던 분들도 없다.
**남은 건 빈집과,
아들이 남긴 따뜻한 기억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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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는 조카들이 시골에 내려오면
할머니와 할아버지 앞에서
대면대면했다.
자주 보지 않으니
어색한 건 당연하다.
어떤 아이는
“할아버지 냄새나.”
하고 가까이 가지 않으려 했다.
부모님은
살짝 상처받은 얼굴로 웃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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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 아들은 달랐다.
시골 냄새, 거름 묻은 손,
거친 바람이 닿은 얼굴조차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가 안겼다.**
그때의 부모님 얼굴,
특히 아버님의 표정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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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아버지,
그리고 지금의 어머니에게
**손주의 기쁨을 안겨준 유일한 아이.**
아들이 있었기에
우리 모두는
조금 더 따뜻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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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들은 서울에서
혼자서도 잘 살아간다.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그리고
**조금은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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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들려오는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
“잘 지내”라는 말보다
**“ㅎ” 한 글자 카톡에 더 안심이 된다.**
그 글자가 없으면
괜히 걱정된다.
별일이 없길,
아픈 건 아닌지,
외롭진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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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다.
그런 걱정은
**모든 부모의 기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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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란다.
그 아이가
**나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길.**
**나보다 더 따뜻한 사람으로 살길.**
그걸 바라는 순간마다
나는 안다.
**내 삶을 뒤흔든 찰나의 기적은
바로, 그 아이였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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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글**
**내가 아들에게 주고 싶었던 세상의 전부는,
사실 아들이 내게 먼저 주었던 것이었다.*
어릴 적 골목을 누비며 웃음이던 아이가
어느덧 성인이 되어 떠났지만,
그가 남긴 사랑과 기억은
여전히 내 마음의 돌담길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그 기억이,
오늘도 나를 살아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