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은 말할 기회에서 시작됩니다.”
요즘 애들 퇴사엔 다 이유가 있다.
– 서울 대기업 마케팅팀, 어느 MZ의 기록되지 않은 퇴사
그는 입사 8개월 차.
정확히 163번의 회의를 거쳤다.
그중 말할 기회를 받은 건 단 4번,
기록에 남은 건 0번이었다.
월요일 10시, 주간 회의.
말이 회의지, 사실상 보고쇼.
상사들이 먼저 떠들고,
“혹시 다른 의견 있어요?”
라는 말이 나오면
이미 시간이 초과돼 있었다.
어느 날, 회의 도중
그가 자료를 준비해 발표를 시도했다.
말을 꺼내기도 전에
팀장은 웃으며 말했다.
“이건 우리가 얘기했던 거잖아. 됐고.”
다음 회의 때엔
입을 꾹 다물었다.
팀장은 다시 말했다.
“왜 아무 의견도 없어? 넌 생각이 없어?”
회의는 늘
‘말하지 않으면 무능’,
‘말하면 튄다’는 기묘한 게임 같았다.
그는 어느 순간
회의 시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회의실 한복판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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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날 마지막 회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회의록 메일에 짧게 썼다.
“존재감은 말할 기회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퇴사했다.
그 후 그들은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회의실 의자 한 자리는
늘 비어 있었지만,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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