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미 인생의 승리자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론

by 카미노

[지금 내가 인생 잘 살고 있다는 증거]


1. 지붕 있는 집에서 산다

2. 오늘 식사를 했다

3. 좋은 마음을 가졌다

4. 타인을 위한 마음이 있다

5. 깨끗한 물을 마신다

6. 누군가 나를 걱정해준다

7. 더 나아지고자 노력한다

8. 깨끗한 옷을 입는다

9. 꿈이 있다

10. 살아 숨 쉬고 있다


어제 친구가 "요즘 사는게 힘들다"며 한숨을 쉬길래, 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야, 너 오늘 밥 먹었어?" "응?" "집에 지붕 있어?" "당연하지" "그럼 넌 이미 인생 승리자야!"

친구는 날 이상한 사람 보듯 했지만, 나는 진심이었다. 우리는 매일 '성공'이라는 거창한 단어에 현혹되어 정작 이미 손에 쥐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다.


지붕이 있다는 것의 위대함을 생각해보자. 비가 와도 젖지 않고, 겨울에 추워도 따뜻하다. 조선시대 왕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하나하나를 막을 수는 없었을 텐데, 우리는 그냥 '집'이라는 마법의 공간에서 비웃으며 치킨을 시켜 먹는다. 이게 승리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오늘 식사를 했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침에 일어나 냉장고를 열면 뭔가는 있다. 라면이든, 계란이든, 어제 먹다 남은 치킨이든. "오늘 뭐 먹지?"라고 고민하는 것 자체가 사실은 엄청난 특권이다.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뜻이니까. 게다가 깨끗한 물을 마신다니! 수도꼭지만 틀면 콸콸 나오는 이 신비로운 액체 말이다.


그리고 좋은 마음을 가졌다는 것. 길에서 할머니가 무거운 짐을 들고 계시면 "도와드릴까?" 하는 마음이 든다. 실제로 도와드리지는 못해도 말이다. (용기가 부족해서...) 하지만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사람이다. 타인을 위한 마음이 있다는 것도 그렇다. 친구가 힘들어하면 위로해주고 싶고, 가족이 아프면 걱정된다. 이런 마음이야말로 인간다운 인간의 증거 이다.


깨끗한 옷을 입는다는 것도 생각해보면 신기하다. 빨래기계라는 문명의 이기 덕분에 우리는 매일 깔끔한 옷을 입고 다닌다. 100년전 사람들이 보면 "저 사람은 매일 새 옷을 입네?"라고 놀랄 수도 있겠다.


누군가 나를 걱정해준다는 것만큼 따뜻한 일이 또 있을까? 엄마의 "밥 먹었니?" 카톡, 친구의 "잘 지내?" 안부, 심지어 편의점 알바생의 "어서오세요"까지. 이 모든 게 나를 향한 작은 관심이자 걱정이다.


더 나아지고자 노력한다는 것도 대단하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는 마음. 비록 작심삼일로 끝나는 운동이나 다이어트일지라도, 그 시도 자체가 성장하려는 의지의 증거다.


그리고 꿈이 있다는 것!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내년에는 발리 여행 가고 싶다", "맛있는 파스타 만들어보고 싶다", "고양이 키우고 싶다" 같은 소소한 꿈들 말이다. 꿈이 있다는 것은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뜻이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희망적이다.


마지막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기적적인 일이다. 심장이 뛰고, 폐가 움직이고, 피가 돈다. 우리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몸은 묵묵히 생명을 유지해준다. 죽을뻔 했던 경험이 있는가? 그럼 이보다 더 확실한 인생 승리의 증거가 어디 있겠는가?


결국 행복이란 거창한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우리가 가진 일상 속에 숨어있는 것 같다. 오늘도 지붕 아래서 밥을 먹고, 깨끗한 물을 마시며, 누군가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면, 우리는 이미 충분히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거다.


그러니까, 혹시 오늘 하루가 별로였다고 생각한다면, 잠깐 멈춰서 이 10가지를 체크해보자. 아마 당신도 나처럼 이미 인생의 승리자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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