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코리아는 2024년을 나타내는 키워드 중 하나로 육각형인간을 뽑았습니다. 육각형인간이란 외모, 성격, 학력, 직업, 자산, 집안 등 육각형 그래프에서 약점 없이 완벽한 인간형을 말합니다.
서편제라는 1993년에 개봉한 판소리를 소재로 한 영화가 있습니다. 판소리에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인 한이 담겨있는 것이 특징인데 유봉(소리꾼 스승)은 송화의 소리를 완성하기 위해 송화에게 눈이 멀게 하는 약을 먹이고 장님이 된 송화의 소리는 드디어 한이 서리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평탄한 인생보다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나 노래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살아온 사람들은 확실히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더군요...
어렸을 때는 온실 속의 화초 같은... 딱 봐도 공주님, 왕자님과 같은 사람들이 참 많이 부러웠습니다. 저 사람은 부모 잘 만나서 저렇게 사랑받으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면서 산 티가 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사는 게 숨이 막히고 답답할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말이 고등학교 졸업식 때 담임 선생님이 "너도 웃을 수 있구나"라는 말인데 그때는 왜 그렇게 세상을 비판적으로만 바라보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름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서 평범한 사고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주위 사람들은 예술을 해서 그런지 생각이 참신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힘든 일을 겪고 있을 당시는 '인생 그지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게 또 시간이 지나 상처에 딱지가 생기고 새살이 돋다 보니 사람을 이해하고 대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덜 화나고 덜 분노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맛있는 과일을 먹고 싶으면 크고 모양이 예쁜 과일이 아니라 벌레 먹은 흔적이 있거나 못생긴 과일을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예쁜 과일은 제사 때나 올리는 거라는 말씀을 덛붙이면서요. 어쩌면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학교에서 일하다 보면 다양한 학생들을 많이 만나는데 예쁘고 착하고 공부 잘하는 학생도 물론 예쁘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시들지 않고 비바람을 견디고 서있는 학생들이 특히 더 마음이 갑니다.
며칠 전에 수업을 마치고 쉬는 시간에 학생과 이야기를 하는데 "선생님 저는 방황을 참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전 제가 너무 좋아요."라는 말을 하더군요. 저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데도 불구하고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찍 깨우친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건 시련이 아니라 시련에 대처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잖아요. 뇌는 진짜 웃음과 가짜 웃음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가짜로 웃어도 진짜로 웃는 것으로 착각해서 도파민을 내보내고 그래서 더 행복하게 느낀다고 하더군요.
과일도 못생긴 게 맛있고 모난 돌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장기 전이니까 이왕 모난돌로 사는 것 즐기면서 살아보자고요. 그래야 오래 버틸 수 있으니까요. 버티는 것 하나는 자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