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 나를 세우는 일

by yuri

관계의 무게를 배우는 중

뉴스를 보다 보면, 교사들이 학생이나 학부모님 때문에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합니다. 그런데 제게 가장 힘겨운 순간은, 아이들도, 학부모님도 아닌, 하루 종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찾아왔습니다.

학생이나 학부모님의 말과 행동은, 순간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하고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마음 한편에서 그들의 입장을 헤아리고, 말속에 숨어 있는 의도를 찾으려 애씁니다. 상대방의 자리에서 바라보면, 그 말이 조금은 다르게 들릴 때도 있거든요. 하지만 동료와의 갈등은 달랐습니다.

매일 마주하는 사이에서 오간 말은, 아무리 사소해 보여도 오래 가슴속에 남았습니다. 짧은 한마디가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돌았고, 그 의미를 곱씹다가 나도 모르게 상처를 키울 때가 많았습니다. 그럴 때면 ‘왜 나한테만 저럴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그 질문은 제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생각했습니다. “왜 나는 직장 내 인간관계가 이렇게 힘들까?” 그러다 깨달았습니다. 내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일관되지 않았다는 것을.

학생과 학부모님께는 시간을 들여 이해하려 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상황을 해석하려 애쓰면서, 정작 동료에게는 같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죠. 솔직히 말하면,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도 고객님 대하듯 해야 하나?’라는 의문을 품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사실을 깨닫고, 조금씩 바꾸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동료의 말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하듯 해석해 보고,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려 애썼습니다. 그리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연습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해진다는 건 제게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부정적인 말을 꺼낸다는 것은, 제 안에서 큰 용기를 필요로 했으니까요.


오랫동안 걸어온 방식을 버리려면, 원래 가던 방향과 반대로 걸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때로는 평소보다 더 힘을 내야만 합니다. 속도는 느리고, 중간에 숨이 차오르기도 하고, 멈추고 싶은 순간도 찾아옵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보기에는 “왜 저것 하나 제대로 못하나” 하고 답답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이미 중력을 거스를 필요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느리더라도 한 걸음씩 가는 길이, 결국 저를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는 걸.


교직에서의 하루하루는 여전히 배움의 연속입니다. 관계 속에서 상처받는 순간도 있지만, 그 안에서 나를 돌아보고 성장할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때로는 그 과정이 버겁게 느껴지지만, 그 길을 걸으며 저는 분명 어제보다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조금 더 단단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p.s.
어떤 정신과 의사의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정신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정신과에 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람 사이에서 상처받고, 해야 할 말을 제때 하지 못해 마음속에만 담아두다가, 그 무게가 나를 삼킬 만큼 커졌을 때 비로소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갑질하거나 막말하는 사람이 오는 게 아니라, 대부분은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이미 충분히 괜찮고 존중받아야 마땅한 사람입니다. 이상한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마세요. 상처를 안 받을 수는 없겠지만, 그 상처를 곱씹으며 살 필요는 없습니다. 어디에나, 20~30% 정도는 상종하기 싫은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부디 자책하지 말고,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저도 그러겠습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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