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my style

by yuri
똑같지 않아서 좋은 우리들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심지어 일란성 쌍둥이라 할지라도 목소리나 작은 습관 하나하나가 다르다. 생김새만큼이나 각자 일하는 방식, 삶의 방식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 우리는 종종 이 사실을 잊고 사는 것 같다.


롤모델이 꼭 있어야 하나요?

고등학교 때 영어 경시대회에 나간 적이 있다. 주제는 '내 롤모델'에 대해 쓰는 것이었는데, 그때부터 의문이 생겼다. 자기 계발서들을 보면 그렇게들 롤모델을 만들라고 외쳐대지만, 나는 솔직히 모든 면에서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사람은 이런 점을 배우고 싶고, 저 사람은 저런 면을 본받고 싶다. 나는 세상에 장점 하나도 없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사람의 단점 때문에 눈과 귀를 닫아버려서 못 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의 좋은 부분만 보려고 노력하면, 신기하게도 애정이 싹트는 경험을 하곤 한다. 나에게 롤모델은 '부분적인 닮고 싶은 모습'의 집합체이지, 통째로 본받을 완벽한 존재는 아니다.


조언, 나만의 스타일을 주입하는 건 아닐까?

주변에 조언을 하려는 사람들이 참 많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조언을 건넬 때가 있는데, 돌이켜보면 조언이란 참 조심스러운 행위인 것 같다. 왜냐하면 조언은 어디까지나 '내 입장'에서 바라본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건 그저 '내 스타일'일뿐 상대방의 스타일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간섭이나 내 사고방식을 주입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계급 사회일수록 윗사람들은 아랫사람들에게 자신의 스타일에 맞출 것을 요구하곤 한다. 하지만 요즘처럼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그런 태도로는 제대로 적응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옛것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지만, 변화의 측면에서 보면 아무래도 폐쇄적인 측면이 강하니까.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럴 수도 있지" 하는 태도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스타일을 존중하는 것, 그게 바로 유연함의 시작이다.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용기

학생들에게 자주 이런 이야기를 해준다. 학교 다닐 때는 주어진 지식을 얼마나 잘 외우고 인출하느냐가 중요할지 몰라도, 사회에 나가면 평범한 것을 나만의 시각으로 얼마나 색다르게 보느냐가 중요해질 거라고. 하지만 남과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건, 그만큼 보통의 사람들과 트러블을 많이 일으킬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더 다양성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유전자가 다양해질수록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는 것처럼, 나와 다름에 대해 관용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물론, 무조건 다 받아들이라는 말은 아니다. 의견을 잘 조율해 가야 된다. 그래서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생각들이 섞일 때, 더 좋고 신선한 것이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퍼스트 펭귄'이 되는 나의 방식

나는 자꾸 깜빡하는 버릇이 있어서 일을 빨리 처리하는 편이다. 나 때문에 일이 늦어지는 게 정말 싫어서, 오더를 받으면 바쁘지 않은 한 즉각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그러다 보니 '퍼스트 펭귄'처럼 시행착오를 몸소 겪는 일이 많다. "일찍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완벽하게 해내는 게 중요한 거야"라는 말을 종종 듣곤 했지만,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수정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완벽에 가까워지는 거니까. 그리고 늦게 제출하는 분들이 완벽하게 해서 낸다고 보기도 어렵다. 일찍 내든, 늦게 내든 다들 실수는 하기 마련이다. 다만 일찍 하는 사람들의 결과물은 수정할 수 있는 기한이 길어서 더 꼼꼼하게 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 지적을 더 많이 당하는 것일 뿐이다.

한 번은 지적당하기 싫어서 마감일 직전까지 가지고 있다가 제출 자체를 깜빡한 적도 있다. 그래서 지금은 그냥 일을 빨리 처리하고 빨리 끝낸다. 그게 마음이 편하다.

내가 '퍼스트 펭귄'이 되어 시행착오를 몸소 겪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덜 고생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바로 나만의 스타일이고, 나는 이 방식이 좋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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