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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선생님

2024 군산서흥중 1학년 학생들의 이야기- 내 인생의 BGM

by 서진쌤

내 인생의 BGM

노래제목: 어느 눈부신 날

작곡가: 석정란

장르: 뉴에이지

노래 링크 주소: https://youtu.be/mXnMp4G6FZw?si=3t58Csa1o0-96-SS


나의 첫 영어캠프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떨리기도 했고 긴장도 됐고 설레기까지 한 복잡한 감정들이 내 머릿속을 휘몰아쳤다. 그러나 나의 이런 감정과는 다르게 캠프는 매우 재밌었고 흥미로웠다. 특히 목요일에 있었던 장기 자랑 이후에는 더 놀랍고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사건이 벌어졌다.


오후 9시, 나는 모든 일정을 끝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씻고 있었다. 씻고 나오니 같은 반에 친한 언니한테 전화가 와 “설아야, 우리 오늘 몰래 편의점 갈 건데 너도 올래?”라고 했다. 그러나 점호 시간인 10시 이후로는 밖에 나가지 말라는 운영진 선생님들의 경고 때문에 나가는 것이 매우 두려웠다. 아마도 평소 올바르고 어른들의 말씀을 잘 듣던 학생이기 때문에 그 말이 나에게는 더 두렵게 다가온 듯했다. 그렇지만 그때는 ‘내일이면 캠프 끝인데 나도 한 번쯤은 몰래 나가볼까?’라는 생각 때문에 굳은 결심 후 운영진 선생님들의 눈길을 피해 몰래 언니의 방에 도착했다. 언니는 나를 환영해 주었고 그때의 기분은 약간 짜릿했다. 그때 언니가 말했다. “야 아까 남자 애들이 301호에 모인다고 했거든 같이 가볼래?” 나는 그다지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언니와 함께라면 좋다는 생각에 오케이하고 갔다.


가는 도중에도 여전히 나는 긴장을 놓치지 않았고 주위를 살폈다. “똑똑, … “ 방에는 아무도 없는 듯했다. 결국 우리는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그런데 바로 그때, 운영진 선생님들과 눈이 마주친 순간. 나는 ‘헐 망했다… 어떡하지?’라는 생각 때문에 몸이 굳어졌지만 언니가 재빠르게 나를 데리고 화장실로 갔다. 나는 혼이 날까 봐 무섭고 밀려오는 후회에 눈을 질끈 감았다. 게다가 위에는 사람 소리까지 들려오니 더 미쳐버릴 것 같았다. 마치 매우 복잡한 미로에 갇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한 10분쯤 지났을까? 나는 긴장되는 이 상황에서 빨리 도망치기 위해 언니에게 밖으로 나가보자고 했다. `터벅터벅 쿵쿵.’ 다 왔다. 그런데 내가 달려가려던 순간, 내 몸은 다시 꼼짝없이 굳어졌다. 운영진 선생님들이 우리에게 다가왔고, 우리는 그 자리에서 혼이 났다. “죄송합니다.” 사과를 한 후 나는 방에 들어갔다. 그러고는 다시 밀려오는 후회와 자꾸만 빠르게 뛰는 심장 때문에 뜨거워진 몸을 시키듯 이불 속에 넣고 잠을 청했다. 그때의 기분은 후회스럽고 부끄럽기도 했지만 뭔가 새롭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고 나는 위에 사건이 날 더 멋지게 만들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건 이후 나도 대부분의 친구들과 같이 선생님의 경고를 억여 봄으로써 친구들이 보던 완벽한 나에게서 인간미가 생겼다. 또한 항상 올 바라야 한다는 나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더 자유로운 내가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이것이 나를 더 인간미 있고 항상 올 바라야 한다는 학생의 모습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그래서 나는 이 경험이 나에게 ‘한 번쯤은 옳지 못한 나였어도 괜찮아, 그것이 오히려 너를 더 멋진 너로 만들어줄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이런 경험을 떠올려보면 생각나는 노래가 하나 있다. 바로 석정란의 ‘어느 눈부신 날’이다. 이 곡은 전반적으로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내뿜고 있다. 특히 ‘따라라 딴 따라 딴 따라 딴다’ 하는 피아노 반주 부분이 있는데 그것이 내가 위에 경험을 통해 느낀 것과 분위기가 비슷해서 더욱 와다 왔다. 또한 나는 이 경험을 평소와 달랐던 특별한 나를 통해 얻게 되었는데 이 곡의 제목도 그냥 어떤 날이 아닌 어느 눈부신 날이라는 특별함을 지칭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드러나듯이 나의 경험과 이 노래가 많이 비슷한 것 같다. 그리하여 나의 경험과 이렇게 닮은 점이 많은 석정란의 ‘어느 눈부신 날’ 이 내 인생의 BGM이 되었다.



이 글의 글쓴이는 항상 행복하고 긍정적이길 바라는 중학생이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복싱, 음악 듣기 이외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취미가 많은 사람이다. 요즘에는 부쩍 ‘해외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드는데 나중에는 꼭 해외에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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