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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작정고전소설읽기 Dec 10. 2024

만 19세가 무작정 글쓰기

16화 사랑,과거,악


고해성사실에 한 남성이 찾아왔다.

고해소는 신자와 대면을 하지 않기에 정확하게 누군지는 모르지만 발자국 소리나 그사람이 내는 숨소리를 보면서 어느정도 유추할수있었다. 굉장히 거칠고 떨리는 숨소리로 봐서는 아마 오늘도 굉장히 힘든 사연을 듣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남성이 무릎을 꿇는 듯한 소리가 들린 이후로도 그가 말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들리는 것은 오직 그의 거친 숨소리 뿐이었다.

“처음 고해 성사를 하러 오신건가요”

내가 먼저 물어봤다. 거친숨소리는 멈추고 정적만이 흘렀다. 그러다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리고 그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 첫 고해입니다.”

목소리는 굉장히 떨리고 어딘가 쫓기는 느낌이였다.

“하느님께서 우리 마음을 비추어 주시니 하느님의 자비를 굳게 믿으며 그동안 지은 죄를 사실대로 고백하십시오.”

“사제님! 저는 죄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억울합니다.”

일어나는 듯한 소리가 들리면서 그 남성이 소리치며 말을 했다. 그의 목소리는 정말로 분함과 호소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주님 ,아니 사제님 ! 제가 대체 왜 이런 추악한 범죄를 저질렀을까요? 대체 저는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런 추악한 짓을 하는 벌을 받는 것인가요. 저는 너무나도 수치스럽고 고통스럽습니다. 내가 무슨 행동을 지금까지 했길래 , 악마들이 할법한 일을 해서 용서를 구하는 것일까요. 너무 분합니다.”

무릎을 꿇은 듯한 소리가 들렸고 남성의 목소리는 굉장히 울분에 차있었다. 

“저는 동생을 죽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죽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저는 동생을 사랑했습니다. 아니 에초에 사람이라면, 고등교육까지 받은 사람이라면 어떻게 동생을 죽일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저는 죽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자폐를 가진 동생이 태어난 이후로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고 평화로웠던 가족은, 막둥이가 생긴다는 기쁨에 화목했던 가족은 동생의 자페 선고를 듣자마자 어머니가 목을 매서 사라졌습니다. 아버지는 혼자서 동생을 키운다고 이야기를 했으면서 어느 순간 집을 나가시고 저는 혼자서 동생을 키웠습니다. 20년이 지나도 정신연령은 3~4살 밖에 안되는 그 동생은 매일 집에서 난동을 피웠고 어느 곳도 우리 동생을 받아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20년동안 동생을 키우면서 저의 소원은 ! 우리 잘난 동생이 교복을 손수 입고 저에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랬던 우리 동생이! 저에게 주먹질을 하고 공공장소에서 난동을 피우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한없이 작아졌습니다. 그래도 저는 버텼습니다 동생을 사랑하니깐, 진심으로 우리 동생을 사랑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 남성은 갑자기 말을 끊고 숨을 가담듬었다.

“동생이 옆집 신혼부부의 아이를 투기 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동생은 바로 구속됐지만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구속은 풀렸고 재판을 기다렸죠. 재판을 기다릴 동안 저는 선처라는 이름 하에서 신혼부부에게 사과를 하고 죄송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그런다고 그 부부가 저의 사과를 안 받아줄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 사랑스러운 자식의 생명을 아사간 범죄자의 용서를 어찌  받아줄수 있겠습니까? 저도 너무 화가 났고 저런 아이를 20년동안 키웠다는 것에 저 스스로 자책을 했습니다. 그렇게 평소 처럼 사과를 드리고 집을 오는데 저를 보면서 환하게 웃고 있더라구요. 이게 정녕 사람입니까? 아니 신이 만드신 인간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생명이라는 것을 아사갔으면서 그렇게 죄의식 하나 없을 수도 있는 것이죠? 이것은 사람이 아닙니다. 제가  근 20년간 사랑으로!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는 아이를 나홀로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키웠지만  제가 키운 것은 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차마 견딜수 없는 굴욕이였습니다. 저는 곧장 부엌에 가서 식칼을 들고 동생을 난도질 했습니다.”

“사제님!”

남성은 어느정도 진정 하고 다시 소리치며 나를 불렀다.

“제가 잘못한것인가요? 사람을 죽였으니 저는 잘못한거겠죠? 하지만 죽일수 밖에 없던것 아닌가요? 아무 죄도 없는 순수한 아기를 그렇게 죽인 사람을 정녕 사람이라고 부를 수있나요 그것은 악마입니다 악마!”

악마라는 말을 외치고 한참동안 고민하다가 말을했다.

“그래도 결국은 사람이고 저는 사랑으로 그 동생을 보살펴야 했었겠죠, 후회됩니다. 너무 괴롭습니다!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는 것만큼 우스운 것은 없지만, 그때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일라고 생각해야겠지만 너무 후회됩니다. 에초에! 그것에 최선의 선택이였다면 세상이 잘못 된거 아닌가요. 내 동생이 자폐가 아니었다면, 내 동생이 조금만더 괜찮았다면 제가 이런 행위는 하지 않았겠죠! 어디서 부터 잘못된것인가요. 너무 괴롭습니다. 제가 뭘 안했길래 그런것인가요? 사제님! 악이 있어서 피해가 있는 거 아닙니까? 대체 여기에 악이 어디있나요? 지금 오로지 있는 것은 피해자 밖에 없습니다. 처음 동생의 진단을 듣고 자살하신 우리 어머님, 평생동안 그 죽은 아이를 생각하면서 절규할 옆집 부부 대체 여기서 누가 악인인가요? 설마, 제가 악인인가요? 그렇군요! 저는 악마입니다! 제발 저를 벌해주세요 사제님!”

사제라는 말을 끝으로 그는 펑펑울었다. 그의 울음은 그동안의 설움과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는 듯한 소리인듯했다. 나는 조용히 고해소 문을 열어서 그 울고있던 불쌍한 중생을 안아줬다.

“어째서 저를 안아주시는 겁니까? 사제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는 평생 지옥에서 썩어야하는 죄인입니다 어찌 저를 안아주시고 위로해 주실려는 것입니까? 부탁드립니다. 빨리 경찰에게 신고해서 저를 잡아가주세요!”

나는 그를 포옹 하면서 조용히 머리에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는 한참동안 아무말이 없다가 나의 품에 안겨서 한참을 울었다. 나는 그저 그 남성을 따뜻하게 안아주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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