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5일 - 이동사무실과 홍보물조차 문제 되는 지금
※매주 토요일 발행되는 '버티는 중입니다 위원장의 비밀일기' 최근 사건에 대한 일기입니다.
연대는 선언이 아닌 시작이어야 한다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노동자들에게 우호적인 정권이 새로 선출됐다.
우리 노동조합의 지지선언이, 단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노동정책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그래서 우리는 연대했다.
만약 이번에도 노동이 외면받는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노동조합이 설 자리가 없는
완벽히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지도 모른다.
이동사무실, 그리고 '등'의 해석
6월에도 이동사무실은 계속된다.
이제는 장거리 일정이 많아져 체력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
우산과 홍보노트를 챙겨 조합원들과 마주할 예정이다.
하지만 회사는 이 또한 문제 삼는다.
단체협약 제10조는 분명히 말한다.
“홍보물 부착, 게시, 현수막 설치, 이메일 사용 등은 회사의 사전 승인을 얻어야 한다.”
그런데 ‘등’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
설치도 아니고, 부착도 아니며 그저 손에 쥐어드리는 기념품인데,
왜 이조차 허가를 받아야 하는가?
이 조항은
"사내 공간을 장악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시작할 권리를 보장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모든 행동이 금지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단체협약 체결 후에도 멈춘 대화
사무실 문제도 마찬가지다.
4월 16일 단체협약이 체결되었지만
2개월이 지나도록 사무실은 여전히 제공되지 않고 있다.
(일기를 쓴 지 정확히 6일 뒤, 회사는 부천시에 조합 사무실을 제공했다.
그러나 협약 체결로부터 두 달 가까이 지체된 조치였고, 사무실 제공 이후에도 교섭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가장 중요한 2025년 임금교섭.
우리는 상견례를 요청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회사는 답이 없다.
회사는 말한다.
“노조가 강경해서 대화가 어렵다.”
우리는 말한다.
“회사가 우리를 파트너로 보지 않는다.”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더운 여름, 더운 마음
이제 당분간 연휴도 없다.
무더위는 시작되고, 인력은 부족하고, 업무는 줄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조합원이 겪는 어려움을 마주할 때마다
노동조합은 회피할 수 없는 선택지 앞에 선다.
충돌하든, 침묵하든 누군가는 그 책임을 져야 한다.
위원장으로서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판단해야 하는데
뜨거워지는 여름날씨 만큼 내 마음도 더워지고 있다.
느리게, 그러나 멈추지 않고
느리지만 변화는 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 힘든 노동자들을 떠올리면 그 느림을 기다리기에는 현실이 너무 매섭다.
딜레마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틴다.
그럼에도 나는 믿고 싶다.
새로운 정부가 노동자를 위한 빠르고 용기 있는 정책을 내어줄 것이라는 희망.
그리고 그 변화의 바람이 회사의 태도도 바꿔주길.
오늘도 잘 버텼다.
5월도 잘 버텼다.
이 버팀이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길 바라며,
6월을 시작한다.
이 기록은 단지 나의 하루가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의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