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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냈다는 것 자체로 충분하다는 예감

by 예감
세상에는 나와 같은 환경에 처했거나 학대를 당한 다양한 친구들이 있다.


내가 그 친구들보다 더 나을 수도 있고, 내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가 더 힘들었고 누가 더 불쌍했는지 비교하는 것보다, 그 환경을 어떻게든 이겨내고 벗어나려고 노력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도 힘들 때 '나보다 더한 친구들도 있는데, 이 정도면 괜찮지'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남들과 비교해서 내 인생을 좋게 보는 게 마냥 좋은 건 아니지만, 그 정도의 자기 위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안 그러면 버티기 힘들 때가 있었다.


우리가 아프리카 친구들을 후원하는 것도 그런 마음 아닐까?

'나는 이 정도 사니까 저 친구들보다 낫다, 도와줘야지' 하는 마음.


자기만족일 수도 있지만, 나는 내가 그 친구들을 도움으로써, 그리고 그 친구들보다 나은 삶을 살려고 노력함으로써 내 인생을 더 잘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난 사람 인연이라는 게 다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

그 친구들이 나중에 잘 돼서 나를 기억해 주거나, 그 연결이 돌고 돌아 나에게 좋은 영향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하루하루 순간은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행동들이 결국은 나를 위한 행동들인 것이다.


이처럼 나는 끔찍했던 환경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남고, 계속해서 나만의 방식으로 삶의 의미를 찾고 있다.


내 가족 관계는 참 바람 잘 날 없었고, 아직까지도 사건 사고들은 아직 끝나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떻게 이겨냈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 파란만장했던 시작의 기록을 마치며, 다음 장에서는 내가 발을 디뎠던 또 다른 세상, 시설에서의 시간들을 이야기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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