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나는 드라마 <더 글로리>를 보지 않고 이 글을 쓰기에,
이 글이 아주 주관적인 감상평이 될 것임을 감안해 주었으면 한다.
보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분명할 것이다.
"학교폭력", 그리고 그에 대한 복수.
자아가 만들어지는 성장기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학교폭력은
그 상처가 성인이 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남기에 잔인하다.
드라마 속 '동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게 큰 상처를 남겨놓고도 가해자들은 보란 듯이 본인의 삶을 잘 살아간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주된 키워드인 통쾌한 '복수'를 통해
'동은'은 자신이 과거에 받았던 상처들을 가해자들에게 되돌려 주고자 한다.
드라마에 대한 해석은 각자의 몫이기에,
주된 키워드인 '복수'의 성질에 대하여 논의하고 싶어졌다.
'복수'란 해를 입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해를 돌려주는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일컫는 해는 물질적, 정신적인 해를 모두 포함한다
드라마 속 '동은'도 학창 시절 입은 해를,
가해자들에게 돌려주고자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동은'은 복수의 방법에 있어서 사법적 제제를 뛰어넘은,
개인적 제제를 방법으로 선택한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 부분이 통쾌할 수도, 불쾌할 수도 있겠지만
이 '복수'의 정당성에 대하여 논하고 싶다.
과연 드라마 속 '동은'이 가해자들에게 행하는 복수는 정당한 것인가?
<서울의 봄>과 같이 <더 글로리>에서도 악한 인물, 그리고 선한 인물들을 명확하게 나누고 있다.
도대체 선한 것이 무엇이며 악한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보편적인 선"과 "보편적인 악"의 구도는 너무나 지긋지긋하다.
우리는 살아가며 이러한 미디어가 우리 삶에 많이 개입되면서,정의 내릴 수 없는 '선', 정의 내릴 수 없는 '악'이, 정의된 것처럼 살아간다.
그리고 이러한 미디어를 충분히 악용하여, 거짓으로 정의된 보편적인 선과 악의 세계관에 인간들을 가두는 가능성은 다분하다.
개인적으로 '동은'의 복수의 정당성을 논하기 전에,
우리는 미디어가 정의 내리고 있는 보편적인 '선'과 '악'에서 빠져나와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그래서 선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의무를 가진다.
하물며 "생각하는 나 자신"조차 확실성의 여부가 불분명한데, 선'과 '악'이야말로 보편적으로 존재할 수 있겠는가?
분명히 우리는 "보편적인 선과 악"속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며,
그것을 잘 보여주는 예시가 '법'일 것이다.
이는 인간의 행위를 너무 정교하게 가치 매김 하지만,
'법'또한 필요에 따라 존재하므로, 선악의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다.
그러니 결국 우리는 미디어로부터 만들어진,
"보편적인 선과 악"이 존재하는 거짓 세계를 나와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살인은 왜 나쁜가?"
"복수는 정당한 행동인가?"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거짓 세계를 깨고 나오길 바라며,
부조리한 인간 삶에 대하여 고민해 주길 바란다.
결국 진리에의 의지, 이로 하여금 많은 모험을 하도록 유혹할 것이다.
우리 안에서 무엇이 도대체 "진리를 향해" 의욕하고 있는 것일까?
결코 깨닫지 못하더라도 고민해야 한다.
이는 가장 근본적 인간의 욕구로서, 그리고 다른 인간이 만들어 내는 세계관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질문해야만 한다.
그래서 인간 삶의 부조리를 긍정하든, 진리에의 의지를 의욕 하는 그 무엇을 알게 되든,
무엇이든 "선악의 보편화"라는 말도 안 되는 부조리, 아주 구역질이 나는 부조리보단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