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하고도 발칙한 다이어리
제 글을 보고 구독해주시고 라이킷해주시고 댓글도 주신 작가님들,
게다가 책까지 구입이라니...!
너무 감사해서 울컥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시평선 너머'는
주위의 청소년들에게 선물하면 참 좋을 듯합니다.
순수! 청정! 유기농 소설입니다.
아무 계획 없이 무작정 시작해 본 출판일기인데
독자님들께서 그다음 글거리를 정해주시네요.
주위에서 표지가 인상적이고 예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오늘은 자연스럽게 표지 디자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표지는 책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패완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람에게 그렇듯이 책의 얼굴도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브런치북 표지도 고르고 또 고르는데
더 말해 뭐 하겠어요.
첫눈에 반한다는 말처럼
첫눈에 시선을 잡아끌며 유혹하는... 표지 디자인!
저는 표지에서 '청소년, 시간, 꿈'의 이미지를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미지 뱅크에서 위의 낱말을 입력하니
많은 이미지가 올라왔어요.
그 수백 개 중에서
이불 모서리를 꽉 잡고 날아가는 저 이미지를 발견했습니다.
디자이너에게 저 이미지를 넣고
바탕 그림을 그려달라고 주문했죠.
그래서 짜잔! 탄생한 게 이 표지입니다.
디자이너가 바탕과, 달인지 지구인지 모를 원을 그린 거죠.
뭔지는 일부러 안 물어봤어요.
제 맘대로 상상하려고요.
그 과정에서 시계를 작게, 원을 더 더 더 크게, 등등
수정 과정을 거쳤습니다.
저 원이 달이냐, 지구냐, 하며
티격태격하는 글벗들이 있는데요.
달도 좋고, 지구도 좋고, 화성이나 목성이어도 좋습니다.
그냥 우리 모두의 꿈을 상징한다고 봐주세요.
그런데 표지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더 멋집니다.
저 행성이 반짝반짝 빛나는 걸 사진이 오롯이 담지 못했습니다.
에폭시라는 기법이라는데요.
볼록 튀어나온 둥근 원에서 꿈을 품은 빛이 뿜뿜!
최종 표지 디자인이 나온 걸 보고
제가 제안해서 이루어졌습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사실 비용도 더 들고 인쇄 과정도 까다롭고
시간도 더 걸리니까요.
듣기로는 인쇄를 마치고 건조한 다음
그 부분만 다시 한번 코팅? 하는 거랍니다.
우리가 얼굴에 로션을 바르고 립스틱으로 치장하는 것처럼
표지도 돋보이고 싶어 화장을 했습니다.
이렇게 '시평선 너머'가 꽃단장을 마치고
'나 여기 있어요!'라고 외치며
화려한 외출을 했답니다.
그 길이 꽃길일지, 황량한 사막일지...
뭐든 그 나름의 의미가 있겠죠.
그래도 혹시 지나다가 '시평선 너머'를 만난다면
걸음을 멈추고 한 번쯤 뒤돌아 봐주시고
꿈이 볼록하게 담긴 행성을 토닥토닥 쓰다듬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