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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매력적인 제목

수상하고도 발칙한 다이어리

by 빵미


2화에서 궁금해하셨던 작가님들이 계셔서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그런데 아쉽지만, 노하우라기보다는 제 이야기를 할게요.

문장을 쓰면서 그 문장 안에서 필이 딱 오는 낱말이 있더라고요.


'시평선 너머'의 첫 제목은 ‘순수의 기록’이었어요.

중간에 ‘질병관리밴드’가 되었다가 나중에 또 바뀝니다.


글은 혼자 벽 보고 쓰는 외로운 작업이라고 하잖아요.

가상의 독자를 그리며 쓰다가 너무 답답해서,

지난여름에 직접 독자를 찾아 나서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카카오 브런치’에 조금씩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문은 아니고 스토리 라인만 살짝이요.

그런데 독자가 막 붙기 시작하더니 댓글도 달리고, 응원도 받고,

♥도 늘어나서 ‘구독자 급등 작가’에 여러 차례 올랐어요.

정말 어리둥절했습니다.

‘요즘 뜨는 브런치북’ 순위에 랭크도 되었어요.

그때는 제목이 '시평선 너머'가 아니고 ‘수상하고도 발칙한 다이어리’였습니다.

제목이 자꾸 바뀌었어요.

이어달리기처럼 다른 제목이 바톤을 이어받으며

그 힘으로 출간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시평선'은 에필로그를 쓰고 있는데

주인공인 중2가 겨울 방학식을 마치고 교문을 나서는 장면이 있어요.

그때, 예비 중2들이 천방지축 우르르 몰려오는 거예요.

중2의 눈에 그 예비 중2가 너무 철부지처럼 보였어요.

중2는 이미 예비 중2보다 1년의 시간만큼이나 성장했잖아요.

주인공은 그 장면을 보며 나의 중2가 떠나가고

새로운 중2의 시간이 시작되는구나, 감상에 젖죠.

그 시간이 교차하는...

그렇다면 수평선, 지평선도 있으니 시평선時平線도 있지 않을까?

문득 떠올라서 '시평선 너머'라는 제목을 달고 나니

구독자들이 갑자기 더 늘고, 댓글도 달리고, 엄청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제목을 '시평선 너머'로 정하고 출간을 했습니다.


그런데 '수상하고도 발칙한 다이어리'가 더 좋다는 분들도 계셔요.

이런 분들은 T일까요, F일까요?


어쨌든, 노하우라면 자꾸 쓰고 생각하라는...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까요?' 라고 물으면

선생님들은 '열심히 노력해.'라고 답하잖아요.

저도 너무 뻔한 대답으로 실망을 드려 죄송합니다. ^!^



250611 시평선 너머_상세이미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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