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엄마 숙희와 아들 주안이 함께 앉았다. 아버지 신국은 친구를 만나 술을 먹는다고 열 시가 됐는데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
엄마- 삶이란 말이지 땅이 꺼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일을 겪어봐야 해
아들- 엄마는 그런 일을 겪어 봤어?
엄마- 넌 아직 일곱 살이니 인생이 뭔지 모르지만...
아들- 모르지만 뭐?
엄마- 삶이란 삯과 같이 살아도 항상 힘든 거야
아들-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돼?
엄마- 어떻게 살아야 된다는 답은 없지만 한 가지...
아들-한 가지?
엄마-네 아버지처럼 살지는 마...
아들-(곰곰이 생각하다) 아버지는 어제 엄마처럼 살지 말라고 그러던데?
엄마-(숨을 고르고)에~그러니까 네 아빠 같은 사람을 만나지 말란 얘기야...
이때, 아버지가 들어온다.
아들-(자리를 피하며) 이젠 둘이 잘해 봐요.(일어나 나간다)
머쓱해진 엄마
- 밥 먹었어요?
아빠-(주섬 주섬 감춘 것을 꺼내며) 오늘 당신 생일이지?(케이크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아내-(갑자기 뭘 잊었다는 듯), 아들을 부른다.
주안아!!
주안이가 얼굴을 내밀자, 엄마 숙희는 단호하게 소리친다.
- 아들아, 인생이란 말이야. 네 아버지 같은 반전이 있어서 아름다운 거야. 오늘이 내 생일인 건 나도 몰랐는데... 주안이 넌 꼭 아버지 같은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
( 숙희의 눈에 기쁨의 눈물이 글썽인다)
아들-(둘을 번갈아 보다가...)
-이래서 인생을 희. 비극이라고 하는 거구나. 엄마 촛불 꺼 !
숙희가 촛불을 끄고 행복해하자 주안이 아빠를 껴안고
- 아빠, 인생이란 반전의 연속이고 눈물과 웃음의 드라마죠?
그러자 그때까지 가만있던 아빠 신국이 한 마디 한다.
- 반전이 없으면 완전하게?
셋이 웃음을 터뜨리고 여름밤 한 가족의 샛별 위로 빛이 반짝인다.
아름다운 밤이에요.
숙희가 케이크를 먹으며 중얼 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