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를 몹시 깔보고 틈만 나면 욕을 하던 며느리가 있었다.
때론 손찌검까지 했는데 어머니는 아들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고 묵묵히 참았다.
며느리는 남편이 있을 때는 시 어머니께 공손히 대했는데 그날은 남편이 출장을 가서 일주일 간 집을 비웠다.
-아아 싸!
아내는 쾌재를 불렀고 어머니는 지옥의 시작이었다.
일주일 내내 시어머니를 괴롭힌 아내는 남편이 돌아올 시간이 되자 늙은이에게 급 공손해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남편이 왔다.
-왔어요 여보!
-왔니? 아들...
두 여인이 반기고 아무 일 없었던 듯 하루가 시작되었다.
다음 날 밤
일찍 퇴근한 아들이 식사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웠다. 아내도 따라 들어가 조용한 집 안에서 늦도록 잠이 안 온 늙은 그녀가 화장실을 가려고 거실을 지나는데 부부의 말소리가 들렸다.
남편 : 오늘도 각본대로 했지?
아내: 그럼, 말이라고. 실컷 괴롭히다 당신 올 즈음 잘하는 척했지... 킥킥
남편 : 에이~귀찮아. 돈도 없고 늙은 노인은 그렇게라도 괴롭혀야지
아내: 걱정 마. 내가 피를 말려 버릴 테니. 호호~
정말순 엄마는 자기 귀로 들은 소리가 환청인 줄 알았으나 잠시 정신을 차려 보고 그 자리를 떠났다.
며칠 후
티 브이에 정말순 여사가 평생 모아둔 백억을 사회재단에 기부하고 죽을 때까지 모셔주는 모 복지재단에 몸을 의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 부부가 내 엄마라고 주장하고 나타났으나 때는 늦어 있었다.
아들과 며느리는 말순 여사를 만나게 해 달라고 간청했으나 경비의 제재를 당하고 물러나야 했다.
피 눈물을 쏟으며 돌아가는 아들 내외를 삼층 창으로 내다보며 한 노파가 쓸쓸히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