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는 다른 색을 갖고 싶었다
바위 틈,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던 머리
너와는 다른
어떤 색을 갖고 싶었다
잿빛 구름을 삼켜버린 바다
검붉게 물든 하늘 아래
거친 벼랑 끝까지 몰려
열풍(熱風)에 타들어갈 때
맹렬한 비바람은
해묵은 향기를 씻어내고
어제의 나와는 다른
나의 꽃을 틔우고 있었다
지난 주말 학생수가 두 배로 늘어난 제주도 IB인증 학교를 방문하여 교육과정 및 IB 수업 운영 사례를 체험하고, 숙소로 이동 중에 발견한 알록달록 수국입니다. 수국의 꽃은 향이 없고, 토양(비료)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사진처럼 다양한 색을 띠는 수국은 마치 그 자체로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말해주는 듯했지요. 그리고 IB 교육이 중요시하는 학습자상(Open-minded, Caring,...)과도 자연스럽게 겹쳐졌습니다.
이번 방문에서 만나 수업 시연과 학교 안내를 해주신 선생님들은 '학생의 주도성(agency)'을 키우기 위해, 초과근무도 일상처럼 감내하며 수업과정을 설계하고 있다는 말씀을 자연스럽게 해 주셨는데요. 그 과정이 힘들기는 하지만 보람 있다는 이야기를 하실 때 느끼는 게 많았습니다.
선생님이 수업 준비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지원팀, 그리고 추가된 행정 업무도 학생을 위한 일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로 여기며 즐겁게 뒷받침하는 행정실 직원들까지... 이들은 어쩌면 서로 다른 색을 띠고 있는 수국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국제 바칼로레아(IB)의 교육 목표는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지식이 풍부하고 탐구심과 배려심이 많은 청소년을 길러, 더 나은 평화로운 세상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이 목표는 교실 안에서만 실현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교육현장에서 학생을 중심에 둔 실천은 구성원 전체에게 파급력을 미치고, 결국 모든 사람이 ‘배려’와 ‘책임’을 공유하게 됩니다. Peer Effect(동료효과)는 어쩌면 "학습자인 학생들 뿐만 아니라 이를 지원하는 교육공동체 전체에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주에서 마주한 수국은 각기 다른 색을 띠고 있었지만, 모두 하나의 토양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강원 IB 교육도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함께 성장하는 그 학교 교직원들의 밝은 모습이, 그날의 수국처럼 아름다웠습니다.